핵심 요약
- 수면 중 이어폰 착용은 외이도를 밀폐해 습기를 가두고, 세균과 곰팡이 번식을 키워 외이도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 세계보건기구(WHO)는 80데시벨 이상의 소리에 주 40시간 이상 노출되면 청력이 영구적으로 손상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전문의는 잠자는 동안에는 60~70데시벨 이하로 낮추라고 조언합니다.
- 대안은 귓구멍을 막지 않는 오픈형 이어폰, 수면용 헤드밴드 스피커, 베개 속 평평한 소형 스피커입니다.

저는 어젯밤에도 이어폰을 낀 채 잠들었습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어젯밤에도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 잠들었습니다. 옆방에서 들리는 작은 소음, 머릿속을 빙빙 도는 생각들, 그 모든 걸 조용히 덮어주는 잔잔한 빗소리 ASMR이 없으면 잠이 잘 오지 않거든요. 아침에 일어나면 한쪽 이어폰이 침대 어딘가에 굴러다니고, 다른 한쪽은 여전히 귀에 매달려 있는 그런 풍경, 아마 저만 그런 건 아닐 거예요.

그러던 오늘 아침, 이어폰을 끼고 자면 귓속에 세균과 곰팡이가 번식해 염증이 생길 수 있고, 심하면 청력 손상까지 갈 수 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처음 든 마음은 솔직히 "어, 나 어떡하지" 였어요. 동시에 조금은 무서웠고요. 매일 밤 내 귀 안에서 조용히 자라고 있을지도 모를 어떤 것들이, 어둠 속에서 천천히 일을 벌이고 있다는 그림이 머릿속에 그려졌거든요.

비슷한 처지의 우리는, 무엇이 가장 걱정될까요

저는 이 기사를 읽으며 자연스럽게 친구들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새벽까지 일하다가 백색소음에 의지해 잠드는 동료, 룸메이트의 코골이를 막으려고 이어폰으로 노래를 트는 친구, 아이가 잠든 후에야 자신만의 시간을 갖느라 드라마 소리를 작게 흘려보내며 잠드는 엄마들. 우리는 다 같은 이유로 이어폰을 끼고 잡니다. 잠들기 위해서, 그저 그뿐입니다.

그래서 더 마음이 복잡했어요. 단순히 "이어폰 빼고 자세요"라고 누가 말해주면 끝나는 문제가 아니거든요. 우리에게는 이어폰이 일종의 작은 안전망 같은 것이니까요. 그 안전망을 갑자기 걷어내라고 하면, "그럼 오늘 밤은 어떻게 잠들지" 하는 더 큰 걱정이 따라옵니다.

기사에 따르면 미국 스탠퍼드 의대 알료노 교수는 이어폰이 외이도를 밀폐해 내부 습기 배출을 막는다고 설명합니다. 귓속이 오래 축축한 상태로 머무르면 세균과 곰팡이가 자라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고, 외이도염 위험이 커집니다. 특히 샤워 후 귀를 충분히 말리지 않은 채 이어폰을 끼면 위험은 더 커진다고 해요. 저녁마다 샤워를 하고 곧장 침대에 누워 이어폰을 꺼내 드는 저 같은 사람에게는, 솔직히 뜨끔한 대목이었습니다.

또 미국 뉴욕 마운트 시나이 병원의 슈밤 교수는 이어폰 마개가 귀지를 안쪽으로 밀어 넣어 단단하게 뭉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낮 동안 귀 먹먹함, 가려움, 이명이 생길 수 있고요. 이어폰의 플라스틱이나 고무 소재가 피부 알레르기를 일으켜 염증이 번진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고 합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내 귀가 이렇게 작은 밀폐 공간이었구나" 하는 새삼스러운 깨달음이 듭니다.

그래도 우리에게는 붙잡을 수 있는 단단한 지점이 있습니다

여기서 마음이 너무 가라앉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기사를 읽고 처음에는 죄책감 비슷한 감정에 휩쓸렸지만, 한 번 더 천천히 읽어보니 길이 보였습니다. 우리가 모든 걸 한 번에 끊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오늘 밤부터 조금씩 바꿔갈 수 있는 작은 동작들이 있더라고요.

잠들기 전, 1분만 들이는 작은 습관

  • 샤워 후 곧장 이어폰을 꽂지 말고, 헤어드라이어의 가장 약한 바람으로 귓속을 충분히 말려주세요.
  • 귀 통증, 가려움, 진물 같은 신호가 오면 미루지 말고 진료를 받으세요. "조금 더 두고 볼까" 하는 마음이 외이도염을 키웁니다.
  • 이어폰의 실리콘 팁을 정기적으로 닦거나 교체해 주세요. 우리 손가락보다 귓속이 훨씬 예민하다는 걸 잊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소리의 크기, 우리가 다시 정해도 됩니다

세계보건기구는 80데시벨 이상의 소리에 일주일에 40시간 이상 노출되면 청력이 영구적으로 손상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슈밤 교수는 잠자는 동안에는 일반 대화 수준인 60에서 70데시벨 이하로 음량을 낮추라고 조언합니다. 사실 우리는 잠들기 위해 음악을 트는 거지, 그 음악을 또렷하게 듣기 위해 트는 게 아니잖아요. "들릴 듯 말 듯" 정도면 충분합니다.

이어폰 대신, 잠을 도와주는 다른 친구들

전문가들이 권하는 대안도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 오픈형 이어폰: 귓구멍을 완전히 막지 않아 내부 습기가 갇히지 않습니다.
  • 수면용 헤드밴드 스피커: 머리띠 안쪽에 얇은 스피커가 들어 있어, 옆으로 누워도 귀를 압박하지 않습니다.
  • 베개 속 평평한 소형 스피커: 베개 안에 넣고 쓰는 형태로, 귓속 습기와 청력 손상을 원천적으로 피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저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살짝 안심했어요. "그러면 그냥 조용한 방에서 자야만 한다"가 아니라, 우리 마음을 알아주는 다른 도구들이 이미 존재한다는 사실이 위로가 됐거든요.

잠들기 위해 켰던 작은 소리가, 오히려 잠 그 자체를 해치고 있다면, 우리는 그 도구를 바꾸면 됩니다. 끊는 게 아니라, 바꾸는 거예요.

결론

오늘 우리는 이어폰을 끼고 자면 귓속에 세균과 곰팡이가 번식해 외이도염이 생길 수 있고, 큰 소리에 오래 노출되면 청력까지 손상될 수 있다는 사실을 함께 들여다봤습니다. 무섭기도 했지만, 동시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분명히 있다는 것도 확인했어요.

오늘 밤부터 시도해볼 수 있는 작은 행동 세 가지를 남겨드릴게요.

  • 하나, 샤워 후 헤어드라이어 약풍으로 귓속을 1분만 말리고 잠자리에 든다.
  • , 잠들 때 음량을 60~70데시벨 수준, 즉 들릴 듯 말 듯한 정도로 낮춘다.
  • , 가능하다면 이번 주 안에 오픈형 이어폰이나 수면용 헤드밴드 스피커, 베개 스피커 중 하나를 알아본다.

저도 오늘 밤에는 이어폰을 잠시 내려놓고, 머리맡에 작은 스피커를 두고 자보려 합니다. 우리는 잠을 잘 자고 싶었을 뿐이고, 그 마음은 충분히 존중받아야 합니다. 다만 그 잠이 우리의 귀를 다치게 하지 않도록, 오늘부터 아주 작은 한 걸음만 옮겨보면 어떨까요. 괜찮습니다, 천천히 바꿔가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