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 소식을 처음 봤을 때, 화면을 한참 동안 가만히 바라봤어요. 기쁜 일정을 앞두고 있던 사람이 “잠시 멈추겠다”고 말할 때의 그 망설임이, 글자 사이로 고스란히 느껴졌거든요.
이 소식을 처음 봤을 때, 저는 이런 마음이 들었어요
배우 고(故) 최진실 씨의 딸 최준희 씨가 6일 자신의 SNS에 마켓 연기를 알렸습니다. 내일, 그러니까 오늘 예정돼 있던 마켓을 잠시 연기한다는 공지였어요.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과 사회적 분위기를 보며 많은 고민 끝에 내일 예정돼 있던 마켓은 잠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저는 이 문장에서 ‘많은 고민 끝에’라는 일곱 글자가 오래 남았어요. 신혼여행 중이라는 가장 행복할 시기에도 그는 “계속 소식을 지켜보고 있었고, 지금은 판매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있다”고 했습니다. 멀리 있어도 마음은 여기 있었던 거죠.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은, 지금 어떤 걱정을 하고 있을까요
저는 이런 분들이 떠올랐어요. 작은 가게를 열기로 한 분, 오래 준비한 행사를 앞둔 분, ‘이걸 지금 해도 괜찮을까’ 하며 손을 멈춘 분들이요.
지금 우리가 마음 쓰는 배경에는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있습니다. 뉴스에 따르면 본 투표일이던 지난 3일, 서울 강남구·광진구·송파구 등 일부 투표소에서 용지가 부족해 유권자들이 투표하지 못한 채 대기하는 상황이 벌어졌어요.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는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시민들과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몰려 투표소 입구를 둘러싸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고요.
이런 날들이면 누구나 비슷한 고민을 합니다. ‘내 일정을 그대로 진행해도 될까’, ‘분위기에 어긋나진 않을까’ 하고요. 최준희 씨도 “기다려주신 마음을 너무 잘 알고 있기에 더욱 죄송하다”며 양해를 구했습니다. 멈추는 일에도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저는 그 문장에서 배웠어요.
그 걱정 속에서도, 우리가 붙잡을 수 있는 단단한 지점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멈춤은 포기가 아니라 ‘잠시’라는 단어를 믿는 일이라고요. 최준희 씨도 ‘연기’라고 했지, ‘취소’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마음이 흔들릴 때 붙잡을 수 있는 작은 기준을 적어볼게요.
- 지금 더 중요한 게 무엇인지 먼저 묻기: “판매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있다”는 말처럼, 우선순위를 한 번 정리하면 결정이 한결 가벼워져요.
- ‘취소’가 아니라 ‘연기’로 적기: 멈춤에 끝이 아니라 다음을 담아두면, 기다리는 마음도 덜 미안해집니다.
- 솔직하게 양해를 구하기: 사정을 짧게 알리는 것만으로도 오해는 줄고 신뢰는 남아요.
결론
오늘 우리가 함께 본 것은 한 사람의 ‘잠시 멈춤’이었어요. 최준희 씨는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마켓을 연기하며 “멀리 있지만 사랑하는 우리나라 모두가 안전하시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저는 그 마음에 기대어, 걱정하는 당신께도 같은 말을 건네고 싶어요. 괜찮습니다, 멈춰도 괜찮아요.
오늘 바로 해볼 수 있는 일은 이렇습니다.
- 미뤄둔 일정이 있다면 ‘취소’ 말고 ‘연기’로 다시 적어두세요.
- 기다려주는 사람에게 짧게라도 솔직히 상황을 전해보세요.
- 그리고 오늘 하루, 나와 우리 곁의 안전을 한 번 더 살펴보세요.
기다림은 사라지지 않아요. 잠시 접어둔 일정도, 그 마음도, 안전한 날들 속에서 다시 펼쳐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