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컴퓨터에선 잘 되는데요." 농담처럼 쓰는 이 말이, 어느 날 정확히 내 이야기가 됐다.

만들던 프로그램은 내 화면 안에서 흠잡을 데 없이 돌아갔다. 누르면 반응했고, 기다리면 끝났다. 그런데 이걸 다른 사람에게 건넬 수 있는 형태로 한 덩어리로 묶는 순간, 전혀 다른 앱이 되어 버렸다. 창이 두 개씩 뜨기도 했고, 잘만 되던 기능이 아무 말 없이 멈춰 있기도 했다.

같은 코드인데 왜? 답은 코드 바깥에 있었다. 개발 중인 프로그램은 내가 깔아 둔 온갖 도구와 설정에 둘러싸여 보호받고 있었다. 포장을 마친 앱은 그 울타리 밖, 낯선 남의 컴퓨터에서 홀로 서야 했다. 내가 당연하게 깔려 있다고 믿은 것들이, 그곳엔 하나도 없었다.

"내 환경"은 가장 달콤하고 가장 위험한 거짓 안전감이다.

이 경험은 테스트에 대한 생각을 바꿔 놓았다. 내 자리에서 백 번 돌려 보는 것보다, 아무것도 깔지 않은 깨끗한 환경에서 한 번 돌려 보는 게 훨씬 많은 걸 알려 줬다. 진짜 검증은 내 손을 떠난 자리에서 시작된다는 걸, 그제야 몸으로 배웠다.

지금도 무언가를 세상에 내보내기 전이면 일부러 낯선 자리에 앉혀 본다. 내 컴퓨터에서 된다는 건, 아직 절반밖에 안 끝났다는 뜻이라는 걸 이제는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