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글에서 손끝이 먼저 알아챈 변화들을 적고 나니, 정작 요즘 제일 자주 건드리는 자리를 빼먹은 게 걸렸다. 화면 앞쪽이 아니라 뒤편, 그러니까 일을 던져 놓고 다른 걸 하는 쪽이다. 이번엔 그 못다 한 얘기를 이어서 정리해 둔다.

일을 던져 놓고 다른 걸 하게 됐다

언젠가부터 작업을 claude agents 대시보드에 백그라운드로 던지고, 나는 다른 창에서 딴 일을 하게 됐다. 끝나면 알림이 오고, 터미널 탭 제목에 "입력 대기 N개"가 떠서 어느 세션이 나를 기다리는지 알려준다. Ctrl+T로 핀을 꽂으면 그 세션은 놀고 있어도 안 죽고, 업데이트가 와도 제자리에서 조용히 갈아 끼워진다. 한 번에 하나씩 붙들고 있던 습관이 자연스레 깨졌다.

끊긴 백그라운드 세션도 다시 잇는다

백그라운드로 돌리다 보면 "아까 그거 어디 갔지?"가 문제인데, 이제 --bg로 띄운 세션도 /resume 목록에 bg 표시로 같이 뜬다. 자거나 깨어난 뒤에도 모델과 effort 레벨을 기억하고, 완료된 서브에이전트는 "3h 2m 5s"처럼 걸린 시간까지 붙여 알려준다. 밤새 굴려 놓고 아침에 이어받는 흐름이 한결 덜 불안하다. 덤으로 claude agents --json이 생겨서, 상태줄이나 세션 피커 같은 자작 스크립트에 물려 쓰기도 좋아졌다.

함부로 안 건드리고, 한 번 더 묻는다

체감이 큰 건 안전장치 쪽이다. 셸 시작 파일(.zshrc 류)이나 ~/.config/git/처럼 민감한 자리에 쓰기 전엔 이제 먼저 묻고, acceptEdits 모드에서도 빌드 설정 파일은 자동 통과시키지 않는다. deny 규칙에 글로브 패턴이 먹게 되고, cd.. 같은 변종으로 작업 폴더 밖을 슬쩍 읽던 PowerShell 우회도 막혔다. "알아서 잘하겠지"와 "그래도 위험한 건 거르겠지" 사이의 신뢰가 한 칸 올라간 느낌이다.

/model이 기본값을 기억하는 쪽으로

작게 보여도 매일 닿는 변화. /model로 모델을 고르면 이제 그게 새 세션의 기본값으로 저장되고, 이번 세션만 바꾸고 싶으면 피커에서 s를 누른다(예전 d의 역할이 뒤집혔다). 키바인딩을 손봐 뒀다면 modelPicker:setAsDefaultmodelPicker:thisSessionOnly로 이름만 바꿔 주면 된다.

손에 닿는 잔손질

  • grep으로 본 파일은 따로 Read 없이 바로 편집 — 검색 후 수정 흐름이 매끈해졌다
  • MAX_THINKING_TOKENS=0 또는 --thinking disabled로 기본 사고를 끌 수 있음
  • head/tail로 본 것도 read-before-edit를 만족, "매치 없음"은 더 이상 실패로 안 뜸
  • 마크다운 - [ ]/- [x] 체크박스가 진짜 체크박스로 렌더
  • /reload-skills로 세션 재시작 없이 스킬 디렉토리 다시 읽기

지난번에 "다음에 또 눈에 띄면 적겠다"고 했는데, 알고 보니 이미 눈에 띄던 걸 한 박자 늦게 알아챈 셈이다. 도구의 앞면만 보다 뒷면을 들추니, 일하는 방식 자체가 조용히 바뀌어 있었다.


참고: Claude Code 공식 CHANGEL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