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패션 플랫폼 경쟁이 스마트폰 화면을 넘어 오프라인 공간과 SNS로 동시에 번지고 있다. '적진 한복판에 깃발 꽂더니…SNS서도 자존심 건 '디스전' [장서우의 하입:hype]'은 단순한 마케팅 해프닝이 아니라, 성장 둔화 국면에 들어선 이커머스 산업이 어떤 방식으로 체질을 바꾸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현황: 무신사 옆에 깃발 꽂은 지그재그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지그재그가 입점 브랜드와 처음으로 오프라인 팝업을 열었다. 신발 부문 거래액 1위 브랜드 '착한구두'의 성수 매장 오픈 기념 행사다.
- 위치: 착한구두 매장은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 바로 옆
- 타이밍: 무신사가 상반기 최대 규모 세일 캠페인을 진행 중인 시점
- 연출: 지그재그가 매장에 대형 팝업 현수막을 내걸어 존재감 부각
여기서 팝업(pop-up)은 단기간 운영하는 임시 매장을 뜻하며, 온라인 플랫폼이 오프라인 접점을 시험하는 대표적 수단이다.
착한구두의 성과는 수치로도 뒷받침된다. 올해 1~6월 지그재그 신발 부문 거래액 1위에 올랐고, 이 기간 거래액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5%, 2023년 같은 기간 대비로는 191% 늘었다.
SNS '디스전'으로 번진 자존심 싸움
오프라인 충돌은 곧장 온라인 신경전으로 이어졌다.
무신사는 "지그재그는 돌아가는 사람들 얘기, 무신사는 똑바로 직진한다"는 게시물을 올렸고, 지그재그는 "숙녀들은 무신사말고 다 지그재그랑 해"로 반격했다.
지그재그는 무신사의 오랜 슬로건 '다 무신사랑 해'를 비틀었고, 중복 10% 할인 쿠폰 '무쉰사'를 뿌렸다. 그러자 무신사는 할인율 20%의 '지긁재긁' 쿠폰으로 맞불을 놨다. 두 플랫폼 인스타그램에는 세터, 미쏘, 스파오, 프리메라, 퓌부터 펩시, 킷캣, CJ온스타일까지 업종을 가리지 않은 브랜드 공식 계정이 릴레이 댓글을 달며 화제성을 키웠다.
원인: 왜 지금, 오프라인과 SNS인가
이 흐름의 배경에는 몇 가지 거시적 요인이 자리한다.
- 온라인 성장 둔화: 이커머스 침투율이 높아지면서 신규 고객 확보 비용이 오른다. 화면 안 광고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진 구조다.
- 체험형 수요 회복: 오프라인 공간은 브랜드를 직접 경험하게 하는 접점으로, 플랫폼들은 성수 같은 상권에서 집객 효과를 노린다.
- 마케팅 패러다임 전환: 업계 관계자는 "무분별한 비방전이나 출혈 경쟁을 벌이던 과거와 달리 서로를 유쾌하게 패러디하며 되려 집객 효과를 누린 셈"이라며 "국내 플랫폼 마케팅의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평가한다.
핵심은 출혈성 가격 경쟁 대신 화제성·재미를 매개로 한 바이럴 마케팅(입소문 기반 자발적 확산)으로 무게추가 옮겨갔다는 점이다. 쿠폰 맞대결조차 비용이 아니라 콘텐츠로 소비됐다.
전망: 공간 경쟁은 더 치열해진다
오프라인 진출은 지그재그만의 움직임이 아니다. 에이블리는 하반기 상설 매장 오픈을 준비하고, W컨셉은 VIP 대상 문화 행사에 주력하고 있다. 플랫폼별로 상설 매장, 팝업, 멤버십 행사 등 전략은 갈리지만 방향은 같다. 스마트폰 밖 공간 확보다.
지그재그가 오프라인 마케팅 가능성을 계속 열어 둔 점, 입점 스토어와의 파트너십 확대 계획을 밝힌 점을 고려하면 이런 협업형 팝업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매장 운영비와 행사 비용이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화제성이 실제 거래액으로 전환되는지가 관건이다.
결론
'적진 한복판에 깃발 꽂더니…SNS서도 자존심 건 '디스전' [장서우의 하입:hype]'은 패션 플랫폼 경쟁이 가격 출혈전에서 화제성 기반 마케팅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오프라인 공간과 SNS가 결합한 새로운 경쟁 문법이 자리 잡는 국면이다.
독자가 바로 참고할 실무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 집객 효과 측정 지표 설정: 팝업·이벤트를 기획한다면 방문자 수가 아니라 행사 기간 거래액 증감률을 핵심 지표로 본다.
- 경쟁사 패러디는 '유쾌함' 선에서: 비방이 아닌 위트로 풀어야 양쪽 모두 화제성을 얻는다는 이번 사례의 공식을 차용한다.
- 오프라인 비용 대비 효과 점검: 상설 매장·팝업 확장 시 운영비 부담과 온라인 전환율을 함께 추적해 수익성을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