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황: 매년 60%씩 늘어나는 미사일 생산
독일 최대 미사일 제조업체 딜디펜스의 헬무트 라우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일 2026 ILA 베를린 에어쇼 인터뷰에서 "2022년부터 미사일 생산량이 매년 60%씩 폭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버링겐시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지대공 유도미사일 IRIS-T(적외선 추적식 지대공 요격 미사일)로 알려져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약 99%의 명중률이 입증되자 전 세계 주문이 몰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생산 증가는 매출로 확인된다.
- 2021년 매출: 6억8000만유로(약 1조2000억원)
- 지난해 매출: 23억유로(약 4조원)
3년 사이 매출이 3배 이상으로 추정되는 구조다. 라우흐 CEO는 "국방비를 늘리지 않던 유럽 주요국이 전쟁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며 잠재 위협 대비 수요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원인: 거시 흐름과 정책 자금
이 흐름의 배경에는 단순한 일시적 특수가 아닌 구조적 거시 요인이 작동한다.
just-in-time에서 just-in-case로
라우흐 CEO는 방산 제조 시스템이 "필요할 때 적시 생산(just-in-time)하는 구조에서 유사시에 대비해 비축하는(just-in-case) 체제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 우선순위가 '비용 최소화'에서 '공급 안정성'으로 이동했다는 의미다. 이는 산업 사이클상 효율 중심에서 안보 중심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시사한다.
정책 자금: EU 방위기금 SAFE
수요를 떠받치는 것은 정책 자금이다. EU는 회원국의 방산 제품 구매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5월 총 1500억유로(약 260조원) 규모의 방위 기금 SAFE를 출범시켰다. 라우흐 CEO는 "SAFE가 가동되면서 NATO 중소 회원국도 미사일을 주문하고 있다"고 했다. 공공 자금이 마중물 역할을 하며 수요 저변을 넓히는 국면이다.
역내 공급망 강화
IRIS-T 생산은 독일을 중심으로 스페인·스웨덴·이탈리아·그리스·노르웨이 등 유럽 6개국이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전쟁 이후 역내 안정적 공급망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전망: 사이클의 지속성과 변수
거시 요인이 정책·공급망·재고 전략에 동시에 걸쳐 있다는 점은 이번 증가세가 단기 변동이 아닐 가능성을 높인다. 다만 실무 관점의 핵심 변수는 단가다.
마르틴 발처 영업총괄부사장은 "수천만원짜리 자폭 드론을 수억원짜리 정밀 방공 미사일로 계속 요격할 수는 없다"며 가격을 수십분의 1로 낮춘 전기 구동식 소형 요격 미사일을 내년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비용 효율이 다음 사이클의 경쟁 축이 됨을 보여준다. 회사는 열추적 시스템을 개량해 실제 표적만 요격하는 IRIS-T 2세대도 개발 중이다. 정리하면 수요는 정책 자금이, 지속성은 비축 전략이, 다음 단계는 저비용 요격 기술이 좌우하는 구도다.
결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후 미사일 생산 年 60% 증가'는 일회성 호재가 아니라 유럽 재무장이라는 구조적 사이클의 지표로 읽힌다. 매출 3배 증가, SAFE 260조원 기금, 비축 체제 전환이 그 근거다.
독자가 바로 점검할 다음 단계는 다음과 같다.
- 정책 자금 흐름 추적: SAFE 집행 속도와 NATO 중소국 발주 추이를 분기별로 확인한다.
- 단가 변수 모니터링: 저비용 요격 미사일 상용화 시점과 가격 인하 폭을 산업 사이클의 변곡점으로 본다.
- 공급망 관점 점검: 유럽 6개국 분산 생산 구조의 안정성을 리스크·기회 양면에서 살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