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고·영재고 등 특수목적학교(특목고, 과학 인재 조기 양성을 위한 고등학교) 졸업생이 지방 과학기술원을 빠르게 떠나고 있다. 대학알리미와 종로학원 자료를 보면 변화는 비율과 인원 양쪽에서 동시에 나타난다. 핵심은 단순한 선호 변화가 아니라 수치로 확인되는 구조적 이동이다.

핵심 수치: 얼마나 줄었나

지난해 신입생 중 특목고 출신 비중이 가장 가파르게 떨어진 곳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이다.

  • DGIST: 지난해 특목고 출신 비중 9.1%
  • UNIST(울산과학기술원): 지난해 19.1%
  • KAIST: 지난해 68.7%
  • 포스텍: 지난해 47.9%

DGIST는 한 자릿수까지 내려와 사실상 '4분의 1 토막'이 났다. KAIST·포스텍은 여전히 절반 안팎을 유지하지만 하락 흐름은 같다.

연도별 비교: 4년 전과 무엇이 달라졌나

같은 지표를 연도별로 비교하면 감소 폭이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 DGIST 특목고 비중: 2021년 38.2% → 2023년 19.2% → 지난해 9.1%
  • UNIST 특목고 비중: 2023년 35.8% → 지난해 19.1% (약 절반 수준)
  • KAIST 특목고 비중: 74.9% → 68.7%
  • 포스텍 특목고 비중: 52.9% → 47.9%

DGIST는 4년 만에 38.2%에서 9.1%로, UNIST는 2년 만에 35.8%에서 19.1%로 거의 반 토막이 났다. KAIST·포스텍의 감소 폭은 상대적으로 작지만 방향은 동일하다.

어디로 갔나: 서울대가 KAIST를 역전

빠져나간 특목고 졸업생은 서울 수도권 대학으로 향한다. 과학고·영재고 졸업생의 진학처를 보면 서울대와 KAIST의 순위가 뒤집혔다.

  • 2024년: 서울대 503명 vs KAIST 564명 (KAIST 우위)
  • 지난해: 서울대 554명 vs KAIST 548명 (서울대 역전)

1년 사이 서울대행 과고·영재고 졸업생이 KAIST행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숫자가 말해주는 의미

이 통계가 가리키는 방향은 명확하다. 이공계 인재의 수도권 집중이 비율(비중 하락)과 절대 인원(서울대 역전) 양쪽에서 동시에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뉴스에 따르면 배경에는 취업·창업 환경과 기업 접근성 격차가 있다. DGIST가 있는 대구에는 기술 중심 대기업 본사가 없고, 국가데이터통계처 '청년 삶의 질 2025' 보고서에서 대구는 특별·광역시 중 청년들이 가장 떠나고 싶어 하는 도시 1위로 꼽혔다. 반도체를 제외하면 서울에 자리를 두는 편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수치로 나타난 셈이다.

여기에 서울 소재 대학 중심의 반도체계약학과(기업이 채용을 전제로 운영하는 학과)도 쏠림을 키운다. 뉴스에 따르면 반도체학과 중심 계약학과는 고려대·한양대·서강대 등 서울 소재 대학에 개설돼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KAIST가 설립된 1970년대만 해도 이공계 특화 대학의 아우라가 강했지만, 그 이후 과학기술원이 3개 더 생겼다"며 "학교의 상징성이 떨어지니 벽지에 있다는 지리적 불리함이 부각된다"고 설명한다.

실무적으로 보면 DGIST의 9.1%는 단순 저점이 아니라 '지방 단독 입지'가 가장 먼저 흔들리는 지표다. 비중과 인원을 함께 추적하면, 향후 지방 과학기술원의 경쟁력 진단은 장학금 규모보다 인근 산업 수요(취업·창업 접점) 지표로 봐야 한다는 신호로 읽힌다.

결론

지방 과학기술원의 특목고 출신 비중은 DGIST 9.1%, UNIST 19.1%로 4년 전 대비 급감했고, 지난해 서울대행 과고·영재고 졸업생(554명)이 KAIST(548명)를 처음 앞질렀다. 비율과 인원이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 명백한 수도권 쏠림이다.

바로 활용할 다음 단계는 다음과 같다.

  • 진학 비교 기준 정하기: 장학금·자부심 대신 졸업 후 취업·창업 접점(기업 소재지, 반도체계약학과 유무)을 1차 비교 항목으로 둔다.
  • 데이터로 추적하기: 대학알리미의 특목고 출신 비중과 연도별 진학 인원을 함께 확인해 흐름을 본다.
  • 분야별로 나눠 판단하기: 반도체 등 특정 분야는 계약학과 조건이 다르므로 전체 평균이 아니라 학과 단위로 비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