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 소식을 듣고 잠시 멈춰 섰습니다

저는 이 소식을 처음 봤을 때, 묘하게 마음이 데워지는 걸 느꼈습니다. 신구 배우가 "나이 들고 보니 내 몸을 마음대로 할 수 없다. 건강이 부실하다"고 털어놓는 문장 앞에서 한참을 머물렀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문장이 저를 붙잡았습니다. "공연하는 게 제일 좋고 내가 할 일이라 선뜻 출연을 결정했다. 아직 남아 있는 힘을 동력 삼아 해보겠다."

원로 배우의 힘 담은 고전 연극이 7월 무대에 연달아 오릅니다. 저는 이게 단순한 공연 소식으로만 읽히지 않았습니다.

무대에 오르는 두 작품, 사실부터 정리합니다

먼저 정보를 차분히 정리해 드릴게요. 두 작품 모두 다음 달에 막을 올립니다.

  • 오이디푸스: 다음 달 4일부터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8월 23일까지. 서재형 연출, 한아름 작가. 오이디푸스 역은 최수종과 뮤지컬 배우 양준모가 더블 캐스팅됩니다. 박정자는 테레시아스, 남명렬은 코린토스 사자로 함께합니다.
  • 베니스의 상인: 다음 달 8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개막. 8월 9일까지. 박근형이 샤일록, 신구가 공작 역을 원 캐스트로 맡습니다. 안토니오는 이승주·카이, 포셔는 최수영과 원진아가 연기합니다.

비극 '오이디푸스'는 운명을 피하려 발버둥 치지만 결국 그 덫에 빠져 파멸하는 이야기입니다. '더블 캐스팅'이란 한 배역을 두 배우가 회차를 나눠 맡는 방식을 뜻합니다.

여기서 제가 눈여겨본 숫자가 하나 있습니다. 베니스의 상인을 각색·연출한 오경택 연출가는 신구·박근형과 함께 '고도를 기다리며'(2023년 12월∼2024년 5월)에서 102회 전 회차 매진을 기록했습니다. 원로 배우들의 무대가 객석을 어떻게 채우는지, 이 숫자가 조용히 말해 줍니다.

비슷한 나이를 걷는 우리는, 무엇이 괜찮을까 걱정합니다

저는 압니다.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비슷한 걱정을 안고 삽니다. 몸이 예전 같지 않은데 계속해도 괜찮을까. 이 나이에 새로 뭘 시작하는 게 욕심은 아닐까. 그런 망설임이요.

놀랍게도 그 걱정은 무대 위 배우들도 똑같이 합니다. 9년 만에 연극으로 돌아온 최수종은 "연습한 지 일주일쯤 됐을 때 위약금을 물더라도 관둬야 하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두려움은 경력이 아무리 길어도 사라지지 않는가 봅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작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흔들리는 게 나약함이 아니라는 사실을요.

그 걱정 속에서 붙잡을 단단한 지점

최수종은 그만두려던 마음을 어떻게 다잡았을까요. 그는 "박정자 신구 박근형 등 선배님들의 무대 연기를 보며 반성하고 무대에 오르기로 다짐했다"고 합니다. 답은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곁에서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박정자 배우의 말도 오래 남습니다. 2011년에 이어 다시 테레시아스를 맡은 그는 "이번에는 오이디푸스에 대한 연민이 많이 느껴진다"고 했습니다. 같은 배역도 세월이 흐르면 다르게 보인다는 뜻이겠지요. 나이 듦은 잃기만 하는 게 아니라, 전에 없던 연민과 깊이를 더해 주기도 합니다.

결론: 흔들려도 괜찮습니다, 한 걸음이면 충분합니다

원로 배우의 힘 담은 고전 연극은, 저에게 '아직 남아 있는 힘'이라는 말로 요약됩니다. 완벽한 몸이 아니어도, 두려움이 남아 있어도, 자기 자리에 서는 일은 가능합니다. 오늘 무언가를 망설이는 당신께 이 무대가 작은 위로가 되면 좋겠습니다.

바로 해볼 수 있는 일을 몇 가지 적어 둘게요.

  • 7월 일정을 달력에 적어 두기: 오이디푸스는 다음 달 4일∼8월 23일(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베니스의 상인은 다음 달 8일∼8월 9일(국립극장 해오름극장)입니다.
  • 흔들리는 마음을 그대로 인정하기: 최수종도 두려웠습니다. 망설임은 멈추라는 신호가 아니라 진심이라는 증거입니다.
  • 곁의 사람을 떠올리기: 그를 다시 무대에 세운 건 선배들의 존재였습니다. 당신에게도 그런 한 사람이 분명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