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남부의 대표 상권이던 '안양 1번가'가 안양역을 축으로 한 복합거점으로 재편을 추진한다. 거시적으로 보면 이는 한국 도시정책의 큰 흐름인 '신도시 확장에서 원도심 재생으로'의 전환선상에 놓여 있다. 차분히 현황과 원인, 전망을 짚어본다.
현황: 7만㎡ 마스터플랜 착수
안양시는 만안구 안양1번가 일원 약 7만㎡(약 2만1175평)를 대상으로 융·복합개발 마스터플랜 수립에 나선다. 대상지는 1호선 안양역과 맞닿은 만안구 원도심 핵심 상권이다. 시는 이 일대를 주거·상업·업무·문화·산업 기능이 결합된 복합공간으로 재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추진 체계도 갖춰지고 있다. 안양시는 도시혁신과 내에 도시활력팀을 새로 꾸렸다. 도심복합개발구역 지정을 염두에 둔 마스터플랜 수립, 주민·상인 협의, 민간 참여 유도를 전담하는 조직이다.
"안양역은 광역교통 여건을 갖춘 원도심 거점인 만큼 잠재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을 살려야 한다." (안양시 관계자)
원인: 신도시 이동과 집객시설 이탈
상권 쇠퇴의 원인은 거시적 입지 이동과 미시적 시설 공백이 겹친 결과다.
- 신도시 상권 이동: 1990년대 조성된 평촌신도시가 동안구 상권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1990~2000년대 초반까지 경기 남부 대표 번화가였던 안양1번가의 위상이 흔들렸다.
- 핵심 집객시설 이탈: 안양역에 입점했던 롯데백화점 안양점은 2019년 문을 닫았고, 올해 초 롯데시네마 안양점도 영업을 종료했다. 백화점·영화관이라는 두 축이 빠지면서 유동인구 유인이 약해졌다.
- 노후 인프라: 40~50년 된 시설이 많아 공실이 적지 않다.
주목할 점은 배후 수요는 남아 있다는 사실이다. 안양역 동측에는 삼성래미안, 주공뜨란채, 안양역푸르지오더샵, 래미안 안양메가트리아 등 대단지 아파트가 있다. 다만 대형마트·영화관 등 생활편의시설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미스매치)가 핵심 진단이다.
전망과 시사점: 교통망 연계가 변수
전망의 관건은 단순 상권 지원이 아니라 교통·생활·문화·산업의 입체적 결합 여부다. 시는 월판선 등 철도망 확충과 연계해 지하상가·철도역사·보행 네트워크를 하나로 묶고, 지상·지하·공중 공간을 입체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차 없는 광장, 공동주차장, 지하 보행·상업 네트워크, 문화복합시설 조성도 검토된다. 미래산업 측면에서는 AI(인공지능), ICT(정보통신기술), 콘텐츠, 바이오 유치가 주요 축으로 거론된다.
다만 애널리스트 관점에서 두 가지 리스크를 짚는다. 첫째, 현재는 마스터플랜 착수 단계로 사업 시행 주체와 재원이 확정되지 않았다. 시는 민간 사업으로 이어지도록 준비 중이라고 밝힌 상태다. 둘째, 도심복합개발은 다수 권리자 협의가 필요해 시간 변수가 크다. 시설 노후·공실이라는 현실은 토지 확보 측면에서 사업성을 높이는 요인이지만, 동시에 주민·상인 합의의 난도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결론
안양역 복합개발은 평촌신도시로 이동한 상권 무게중심을 광역교통 거점인 원도심으로 되돌리려는 시도다. 배후 대단지 수요와 철도망 확충이라는 기반은 갖췄으나, 사업 주체·재원·주민 합의가 성패를 가른다. 실무적으로 다음을 권한다.
- 단계 확인: 현재는 마스터플랜 착수 단계임을 전제로, 도심복합개발구역 지정 고시 여부를 안양시 도시활력팀 발표 기준으로 추적한다.
- 연계 호재 점검: 월판선 등 철도망 진척도와 안양역 일대 사업을 함께 모니터링한다.
- 수요 기반 주시: 동측 대단지의 생활편의시설 공백이 어떤 시설로 채워지는지가 사업성의 핵심 신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