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오래 살면서도 거리 하나가 낯설 때가 있습니다. 아침마다 지나가는 골목, 저녁에 들어서는 카페 앞 벤치—이 모든 장소가 사실은 누군가의 이야기 속에 살아 있었다는 걸 알게 되는 순간, 도시가 다르게 보이지 않을까요?

7월부터 10월까지 서울시에서 '2026 서울문학기행'을 운영합니다. 이 프로그램을 처음 들었을 때, 저는 한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지나쳐 온 서울의 거리들이 사실은 문학 속 장면과 겹쳐 있었다면, 그 무게감 있는 이야기들을 함께 걸으면서 느껴보면 어떨까.

혼자 읽기만 했던 작품, 이제 함께 걸으며 만난다

도보기행과 문학강연으로 구성된 이 프로그램은 문학을 '아는 것'에서 '경험하는 것'으로 바꿔줍니다. 뉴스에 따르면 올해는 도보기행 25회, 문학강연 10회, 총 35회가 진행되는데요. 특히 평일 야간과 주말 기행을 확대해서 일과 삶의 틈에서도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저도 처음엔 조심스러웠습니다. 혼자 책장을 넘길 때와 달리, 낯선 사람들과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게 어색할까 걱정했거든요. 하지만 생각해보니, 문학은 원래 혼자만의 경험이 아니었을 것 같습니다. 작가가 썼을 때도, 독자가 읽을 때도, 항상 누군가와의 공명을 바라던 것 아닐까요.

조선시대부터 현대까지, 서울 시간의 켜를 걷다

올해 주제는 '문학, 시간을 넘는 여정'입니다. 조선시대부터 현대문학과 대중문학에 이르기까지, 서울을 배경으로 펼쳐진 문학의 연대기를 따라갑니다.

이순원의 '압구정동엔 비상구가 없다'와 정이현의 '달콤한 나의 도시' 같은 작품들을 통해 압구정동의 변화상을 들여다봅니다. 1990년대 욕망의 공간에서 2000년대 일상의 무대로 변화한 강남 일대, 그 지층을 직접 걸으며 시간이 도시에 남긴 흔적을 읽는 겁니다.

특히 반가웠던 것은, 강풀의 웹툰 '무빙'과 박상영의 '대도시의 사랑법' 같은 최근 대중 작품도 포함되었다는 점입니다. 문학은 옛날 이야기만 담는 게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순간을 기록하는 것이니까요.

작가와 만나는 밤, 당신의 질문에 귀 기울이다

문학강연은 지난해 5회에서 올해 10회로 두 배 확대됐습니다. 금요일 저녁 자치구 공공도서관에서 '작가힙톡(Hip-Talk)'과 연계해 진행되는데요, 은희경, 백수린, 이문재 같은 동시대 작가들이 나와 시민들과 만난다고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자신이 궁금했던 부분을 직접 작가에게 묻거나, 그 시대를 함께 살아온 누군가의 말을 들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할까요. 아마도 강연장에는 제 같은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혼자 책장을 넘기다가 놓쳤던 것들, 누군가와 나누고 싶었던 생각들을 품고.

무료, 그리고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참여는 무료입니다. 도보기행은 안전하고 집중도 높은 운영을 위해 매회 30명 내외로 제한되며, 참가자 전원에게 문학기행 책자가 제공되고 현장 이벤트를 통해 굿즈도 받을 수 있습니다.

7월 프로그램은 6월 26일부터 선착순 접수됩니다. 내일부터 신청이 시작되는 거네요.

결론

저는 이 소식을 들으며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문학적인 삶'을 바란다고 말할 때, 그건 어쩌면 누군가가 써놓은 이야기와 내 삶을 겹쳐 보고 싶다는 바람이 아닐까, 하고요. '2026 서울문학기행'은 그런 겹침을 실제로 만나게 해주는 프로그램입니다.

낡은 거리, 변해버린 풍경 속에 과거가 있고, 그 과거 속에 지금의 나도 있을 수 있다는 걸 아는 것. 그게 위로가 되는 때가 있습니다.

다음 단계:

  • 서울특별시 공공서비스예약 또는 각 자치구 공공도서관 누리집에서 7월 프로그램 신청 (6월 26일부터)
  • 서울문화포털에서 전체 일정 확인
  • 관심 있는 도보기행이나 문학강연 미리 찾아보기

문의는 서울시 문화예술과(02-2133-2561)로 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