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황: 달러 시스템으로의 복귀 협상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6월 24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이란 간 협상에 이란이 달러 시스템에 가입하고 석유 판매 대금을 달러로 결제하는 방안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동시에 협상이 체결되어 이란의 동결 자산이 해제될 경우, 미국 재무부가 자금 배분을 감독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단순한 결제 수단의 변경을 넘어 글로벌 달러 패권을 재확립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달러 패권의 본질: 환율이 아닌 지배력
베센트 장관의 발언에서 주목할 부분은 "강달러"의 정의다. 그는 "달러 강세는 환율 기반이 아니며 환율은 그저 화면에 표시된 가격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달러 패권의 핵심이 '지배 통화'로서의 지위라는 뜻이다. 미국 경제의 상대적 우위, 깊이 있는 자본 시장, 높은 유동성이 달러에 대한 전 세계의 선호를 만든다는 논리다.
실제로 미국은 오랫동안 전 세계 석유 거래의 기본 결제 수단으로 달러를 유지해 왔다. 이를 페트로 달러(Petrodollar) 체제라 부르는데, 에너지 자원의 거래가 달러로 이루어짐으로써 달러 수요를 항구적으로 지탱하는 메커니즘이다.
이란의 기존 거래 구조와 변화의 의미
협상의 배경을 이해하려면 이란의 기존 결제 관행을 살펴야 한다. 참고 뉴스에 따르면 이란은 지금까지 석유 거래 대금을 중국 위안화나 비트코인 등으로 거래해 왔다. 이는 미국 제재를 우회하기 위한 전략이면서 동시에 달러 시스템에서의 독립을 의도한 것이다.
그런데 미국의 협상 제안이 이란으로 하여금 달러 시스템으로의 복귀를 선택하도록 유도한다면, 이는 ▲ 이란의 자산 동결 해제라는 경제적 이득, ▲ 미국과의 외교 관계 정상화, ▲ 국제 무역 접근성 확대 등을 고려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베네수엘라와 러시아의 움직임: 글로벌 달러 복귀 추세
더욱 주목할 점은 이것이 고립된 사건이 아니라는 것이다. 베센트 장관은 베네수엘라가 달러 시스템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마두로 정권 이전 베네수엘라는 미국 달러 거래가 허용되지 않았지만, 현재의 정치적 변화 속에서 다시 달러 청구 체제로 전환 중이다는 설명이다.
또한 그는 러시아도 러우 전쟁 종료 후 달러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비록 현재 진행 중인 전쟁과 국제 제재가 러시아-달러 관계를 단기적으로 악화시켰지만,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달러 시스템의 흡수력이 작동할 것이라는 신호로 읽힌다.
의미와 전망: 페트로 달러 범위의 재확대
이 현상들을 종합하면, 페트로 달러 체제의 범위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이란, 베네수엘라, 그리고 향후 러시아까지 달러 시스템으로 복귀한다면, 그동안 약화되던 달러의 국제 결제 지위가 재강화되는 구조다.
베센트 장관이 강조한 "달러의 유동성, 자본 시장, 그 깊이와 폭"은 단순히 경제적 거래의 편의성을 넘어 지정학적 영향력으로 작용한다. 동결 자산의 감독권, 국제 송금 네트워크(SWIFT 등)의 접근성 제어 등이 모두 달러 패권의 부산물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란의 관리들이 "동결 해제된 자산 사용 방식은 이란이 결정할 것"이라고 반박했다는 점은 협상이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실제 달러 시스템으로의 편입이 체결되는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빨리 실행되는지가 글로벌 달러 패권 재확립의 실질적 지표가 될 것이다.
결론: 달러 지배력의 반격
이란의 석유 대금 달러 결제 방안은 단순한 경제 정책이 아니라 미국 달러 체제의 글로벌 입지 회복을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이해해야 한다. 지난 수년간 위안화, 암호화폐, 대안 결제 수단으로의 이탈을 경험한 달러 시스템이, 주요 산유국과의 협상을 통해 영향력을 재차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다.
실무자 관점에서 주목할 지점은 ▲ 이란 협상 진전 상황 모니터링, ▲ SWIFT와 달러 결제 네트워크의 강화 신호 추적, ▲ 위안화, 암호화폐 등 대안 통화의 실제 국제 거래 비중 변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