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통장의 적발 체계가 인공지능 기술과 정부 부처 간 실시간 정보 공유를 통해 전환되고 있다. 오늘(26일) 금융위원회, 국세청, 경찰청이 함께 '법인 명의 대포통장 대응 관계 부처 실무회의'를 개최하는 가운데, 법원행정처는 유령 회사의 이상 징후를 AI로 자동 탐지하는 '법인정보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대포통장의 패턴화된 위험성

동아일보 분석에 따르면, 지난 1월 1일부터 5월 14일까지 금융감독원에 보고된 보이스피싱 관련 통장은 16,854개였다. 이 중 상위 5개 회사의 서류에는 모두 동일인(안준호, 가명·31세)이 등장했으며, 이들 임원진은 도박 사이트 개설·문서 위조 전과자로 구성되어 있었다. 비상주 사무실을 활용한 주소 차용, 단기간 내 복수 회사 설립, 동일인의 반복 등재 같은 패턴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이는 범죄 조직이 체계적으로 유령 회사를 양산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과거에는 이런 의심 징후들이 각 부처에 흩어져 있어 전체 그림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금융기관, 국세청, 경찰이 별도로 정보를 수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원인: 정보 칸막이와 사후 대응의 한계

대포통장 문제가 심화된 근본 원인은 정부 부처 간 정보 불일치다. 회사 등록, 세금 신고, 수사 기록이 각각 다른 기관에서 관리되면서 불법 회사가 개설 단계부터 차단되지 못했다. 또한 보이스피싱 신고 후 최대 72시간의 임시 중단만 가능해 신속성이 떨어진다.

정부의 다층적 대응

법원행정처의 AI 기술 도입

법원이 주도하는 법인정보 통합관리 시스템은 다음 방식으로 작동한다:

  • AI가 단기간 내 다수 회사 설립, 동일 인물의 반복 등재, 의심 주소 사용 등을 자동으로 감지
  • 탐지된 의심 회사 정보를 국세청, 경찰, 금융기관에 실시간으로 공유
  • 의심 요건 충족 시 실제 사업 여부 증명 서류 추가 요구
  • 수사 기록 연계로 설립 단계부터 유령 회사 차단 검토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이상 거래를 탐지하는 AI 에이전트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의 거래 제한 확대

현재 금융위원회는 보이스피싱 확정 통장에만 72시간 임시 중단을 적용하고 있으나, 이를 범죄 종류 확인 전 의심 거래 통장 전체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의 해산명령 제도 활용

검사들이 비상장 회사 강제 해산 절차인 '해산명령'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유령 회사의 법인격을 완전 박탈해 추가 대포통장 개설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전략도 진행 중이다.

전망과 시사점

부처 간 정보 공유 체계의 확립은 금융 범죄 규제의 방향성을 크게 바꾼다. AI 기술이 수작업으로 불가능했던 광범위한 패턴 인식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사후 추적에서 사전 차단으로의 전환을 시사한다.

다만 실효성 평가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 AI 탐지 정확도와 오류율 관리가 중요 (과도한 차단 시 정상 거래 피해 우려)
  • 부처 간 협력 체계가 실무에서 실제로 작동하는지 모니터링 필수
  • 범죄 조직의 우회 수법 진화 속도와 기술 개선 속도의 경쟁

정부의 합동 회의가 오늘 개최되는 만큼, 향후 3~6개월 안에 시스템 시범 운영과 법제화 논의가 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與 이광희 의원이 "후속입법을 속도낼 것"이라고 발언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결론

법원의 AI 기반 법인정보 통합관리 시스템과 부처 간 신속 공유 체계는 대포통장 적발의 패러다임을 바꾼다. 개별 기관의 사후 대응에서 통합 정보 체계를 통한 선제적 차단으로 이동하는 중이다.

실무자 및 금융기관이 주목할 점:

  • 정상 거래라도 AI 의심 신호를 받으면 신속히 거래 기록 정리·제출 준비 (회사 설립·변경 이력, 실제 사업 증빙 서류)
  • 비상주 사무실, 단기간 설립, 공동 대표 등 의심 패턴 인식 및 자체 점검 강화
  • 부처 간 정보 공유에 대비해 회사 기본 정보의 일관성 유지

정책의 신속한 입법화 추이와 AI 기술의 정확도 개선 과정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