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패닉 매도, 코스피 동반 폭락

어제 한국 증시는 공포에 빠졌다. 코스피는 약 4% 폭락하며 사이드카가 발동했고, 코스닥도 5% 이상 하락했다. 반도체 종목들이 주도적으로 내려앉았다. 삼성전자는 4.5%, SK하이닉스는 3~4% 하락했다. 중형주와 소부장 관련 종목도 10~15%에 가까운 낙폭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현물에서 799억~1,900억 원대 매도를 진행했다. 기관도 적극적인 매도 기조를 유지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전일 대비 눈에 띄게 줄었다. 투자자들이 계좌를 열지도 못하는 공포 심화 상황이 목격되었다.

차익실현 악순환… 강한 매물대 형성

SK하이닉스는 고점 대비 43% 하락했다. 이는 2017~2018년 적자 수준을 감안할 때도 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처럼 극단적인 낙폭이 나온 것은 기술적 요인도 작용했다.

옵션 거래가 급증하면서 변동성이 극단화되었다. SK하이닉스 옵션 거래에서 변동폭이 50%에 달하는 수준으로 이상 거동을 보였다. 레버리지와 파생 선물이 겹치면서 현물 이상의 변동성이 증폭된 것이다. 게다가 고점에서 매수한 개인 투자자들이 반등 신호에 차익을 실현하려 했다. 하이닉스는 일중에 9%까지 급등했다가 1% 폭락으로 끝나는 극단적 롤러코스터를 탔다.

반등이 나올 때마다 물린 사람들이 본전만 챙기려 매도하고, 새로운 매수세가 이를 받아주지 못하면서 악순환이 형성되었다. 장기 보유자들도 50~60% 수익 정도에서 비중을 줄이는 모습을 보였다. 기술적으로도 5일선, 20일선, 120일선 같은 이평선들에 닿을 때마다 매도가 쏟아졌다. 역배열 추세가 강화되면서 반등 시도를 계속 틀어막는 구조가 되었다.

중국 AI 충격, 반도체 투심 악화

미국 시장도 목요일·금요일 이틀 연속 하락했다. 나스닥은 1.4% 내려앉았다. 이유 중 하나는 중국의 AI 모델 키미 K3 공개였다. 키미 K3는 클로드 수준의 성능을 보였다. 이는 빅테크 기업들이 무식하게 많은 돈을 쓰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을 촉발했다.

다만 키미 K3 역시 성능 구현을 위해 GPU 64개를 써야 한다는 점이 드러났다. 따라서 미국과 중국의 AI 경쟁 심화는 반도체 수요를 줄이는 게 아니라 더 늘릴 가능성이 높다. HBM(고대역폭 메모리)은 점점 더 필요해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시장은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공급 부족은 장기화, 왜 주가는 내려만 갈까

업계의 합의는 명확하다. 2028년 상반기까지 반도체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20~30% 부족하다면 내년은 40% 이상 부족할 가능성이 높다. 증설을 발표해도 실제 생산까지는 3년 이상 걸린다. 웨이퍼 생산량 증가도 순차적으로 진행되기에 영향은 제한적이다.

서버 DRAM 가격도 신호를 보낸다. 스팟 시장에서 64GB 서버 DRAM 가격이 고정가 대비 3배 상승했다. 이는 현물 공급 부족이 실제라는 증거다. 그런데 주가는 기술적 과매도 상태에 빠졌다. 시장은 "실적이 정점일 것" "사이클이 끝났을 것"이라는 과거의 논리로 현재를 평가하고 있다. 2018년 클라우드 버블과 현재 AI 데이터센터는 규모 자체가 다르다는 분석이 많은데도 말이다.

외국인의 1조 매수, 반등 신호인가

판도가 조금씩 바뀌는 신호가 포착되었다. 외국인은 어제 장 막판 3시 이후 선물을 약 1조 원 규모로 매수했다. 현물에서도 대형주를 매수했다. 지난주 목요일에 7,000억 원대 선물 매수에 이어 이틀 사이 약 1조 7,000억 원을 더 매수한 셈이다.

연초 이후 외국인은 선물에서 약 8조 원대를 순매수했다. 여전히 9만 계약 마이너스 포지션을 가진 상태다. 즉 팔기보다 사야 할 분량이 4만 계약 정도 남아 있다는 뜻이다. 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의 매수 기조 전환은 7월 초부터 시작되었다. 연속 순매도에서 조금씩 매수로 바뀐 것이다.

헤지펀드들도 반도체를 다시 사기 시작했다. 팔았던 포지션을 되돌리면서 리와인드 현상이 나타난다. 이들이 본격 진입하면 뒤따르는 세력들도 있을 수밖에 없다. 외국인들이 대형주를 저가에 담는 동안 내일 미국 시장의 움직임이 중요하다. 알파벳은 7월 23일 새벽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빅테크의 자본 투자(케펙스) 규모가 시장 기대치 30% 이상 증가하는지가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론

반도체 급락은 기술적 과매도에 따른 차익실현과 악순환이 주된 원인이다. 기본적 요인인 공급 부족 구조는 여전히 유효하다. 전문가들은 과거 2018년의 논리를 현재에 적용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외국인의 선물 매수와 헤지펀드의 리와인드는 약한 신호지만 긍정적 신호다.

다음 행동으로는 (1) 이미 매도하지 못한 경우 무리한 손절보다는 보수적 관리에 집중할 것, (2) 알파벳 실적 발표와 미국 시장의 다음 움직임 주시, (3) 장기 공급 부족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매수 기회 포착 검토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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