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로 인천공항을 지날 때의 그 답답한 기분을 알고 계신가요? 긴 줄, 복잡한 수속, 돌아가는 짐 벨트. 그런데 어느 순간 고개를 들어보니 거대한 파도가 우리 눈 위에 흘러내리는 듯합니다. 공항이라는 지겹던 공간이 갑자기 미술관처럼 느껴집니다. 이런 변화가 우리 일상 곳곳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공항을 더 이상 지루하게 느끼지 않아도 된다

저는 요즘 우리가 공항을 보는 방식이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의 거대한 LED 스크린을 보면서 말이에요. 폭 78미터, 높이 10미터짜리 스크린에 상영되는 디스트릭트의 미디어 아트 '웨이브'는 원래 지난해 여름부터 연말까지만 전시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방문객들의 반응이 너무 뜨거워서 지금까지 계속 상영되고 있습니다.

공항이 미술관 같은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게 신기하지 않나요? 당신도 지금까지 공항을 그저 '빠져나가야 할 공간'으로만 생각했다면, 이제는 조금 다를 거예요. 미술관처럼 고요하고 개방감 있는 공간 덕분에 '웨이브'의 몰입감이 특별하다고 합니다.

세계의 공항, 문화로 말을 걸기

이런 변화는 한국만의 일이 아닙니다. 카타르 도하 하마드 국제공항 면세점에는 스위스 미술가 우르스 피셔의 7미터 높이 청동 조각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곰돌이 모양인데 사실은 무겁고 값비싼 조각상입니다. 2011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약 680만 달러(당시 약 80억 원)에 낙찰된 이 작품은 2014년 공항 개항과 함께 그 상징물이 되었습니다.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도 마찬가지입니다. 2028년 완공될 신축 터미널에는 한국 미술가 양혜규의 공중 조각이 설치될 예정입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은 국립 레이크스 뮤지엠 분관을 두고 17세기 회화를 무료로 전시하기도 했습니다.

인천공항, 한국 문화의 창으로 우뚝

저는 이런 변화 속에서 한국이 앞서가고 있다는 게 자랑스럽습니다. 인천공항은 2020년부터 문화예술 전담팀을 구성해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서도호 같은 세계적 작가부터 전통 공예, 미디어 아트, K컬처까지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죠.

인천공항 관계자는 "한국의 문화예술이 실시간 스트리밍되는 공간으로 '동시대성'과 '유연성'이 우리 공항 문화 콘텐츠의 강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이 정말 와 닿습니다. 해외에 나가는 당신도,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도 이 공간에서 우리 문화를 만나요. 누구도 미술을 보러 온 건 아니지만, 그냥 지나치면서 무심코 예술을 감상하게 됩니다.

결론

공항이 미술관이 되어가는 이 시대에 우리가 얻는 건 단순한 아름다움이 아닙니다. 서두르는 발걸음에 일시 멈춤을 주고, 자신도 문화를 감상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자신감을 얻게 되는 거죠.

다음에 공항을 이용할 계획이 있다면, 미디어 아트와 설치미술 작품들을 눈여겨봐 보세요. 인천공항의 '웨이브'를 한 번 감상해 보세요. 그것이 바로 우리가 일상 속에서 문화와 만나는 새로운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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