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의 지역경제를 놓고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정책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박수현 충남지사가 오늘(7월 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기후에너지환경위원회 김정호 위원장과 이소영 여당 간사를 만나 제기한 요청이 그것이다. 발전 공기업 통합 본사의 충남 설치와 기후에너지환경부 소관 공공기관의 충남혁신도시 이전을 건의한 것이다.

충남이 전국 에너지 공급의 중심, 왜 본사만 없는가

충남의 발언권이 강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숫자에 있다. 전국 화력발전 5개사의 52개 발전소 중 28개(53.8%)가 충남에서 가동 중이며, 전체 발전용량 5만1,985MW의 36.7%인 1만9,096MW를 담당하고 있다. 한국중부발전과 서부발전이 각각 보령과 태안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도를 대표하는 통합 본사는 아직 설치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이 우위는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화력발전소 폐지 가속화, 지역경제 급속 위축

  • 이미 폐지된 발전소: 보령화력 1·2호기(2020년 12월), 태안화력 1호기(지난해 말)
  • 2038년까지 추가 폐지 예정: 21개 발전소(전국 최대 규모)

폐지의 파급력은 실제 인구 이동에서 드러난다. 보령시는 보령화력 1·2호기 폐지 이후 2020년 12월 10만229명에서 최근 9만1,260명으로 9,000명 이상 감소했다. 태안군도 지난해 말 태안화력 1호기가 문을 닫은 후 5만9,474명에서 5만9,039명으로 400명 이상 줄었다.

산업통상부가 2021년 12월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도내 발전소 14개 폐지 시 경제 손실은 상당하다.

  • 생산유발감소: 19조2,080억 원
  • 부가가치유발감소: 7조8,300억 원
  • 취업유발감소: 7,577명

에너지 전환과 지역균형의 불가능한 요구식

박수현 지사의 건의는 단순한 이익 배분 요청이 아니다. 정부가 추진 중인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의 거점을 충남에 두겠다는 전략이다. 도는 수소 생산기지 구축과 해상풍력단지 조성 등 에너지 전환 성공을 위해서는 통합 본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정책의 딜레마가 드러난다. 정부는 화석연료 기반 에너지 구조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도록 요구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역 공동화(空洞化) 문제를 해결할 구체적 보상 메커니즘을 제시하지 못했다. 세종시 건설로 1차 이전 대상에서 제외되고, 혁신도시 지정도 지연된 충남 입장에서는 우량 공공기관 이전이 현실적 보상책이 될 수밖에 없다.

결론: 정책 우선순위의 재정렬 필요

화력발전소 폐지는 기후위기 극복의 필수 요소지만, 지역경제 기반을 송두리째 흔드는 정책이기도 하다. 박수현 "발전통합본사 충남 설치해야"는 단순한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라, 탄소중립 과정에서 지역 주민의 역할을 인정하고 보상하는 정책적 합리성을 담고 있다.

  • 다음 단계: 중앙부처는 발전 통합 본사 외에도 에너지 전환 거점으로서 충남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재정의해야 한다
  • 추진 과제: 수소·재생에너지 산업 클러스터 조성과 연동한 공공기관 유치 방안 수립
  • 평가 포인트: 2026년 하반기 정부의 지역 에너지 전환 전략에 충남 중심 정책이 얼마나 반영되는지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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