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뒤 마주한 글로벌 증시 동시 하락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는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나스닥지수는 1.40% 내려 2만5520.24, S&P500지수는 1.01% 떨어진 7457.69,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77% 하락한 5만2146.42로 마감했다. 반도체 업종 낙폭이 특히 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63% 내려 3거래일째 약세를 이어갔으며, 지난달 22일 세운 전고점 대비 하락률은 20%에 달해 기술적 약세장에 진입했다.
이 충격파는 아시아 증시로 빠르게 전파됐다. 대만 자취안지수는 6.5%, 일본 닛케이평균은 4%,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3% 각각 내려앉았다. 한국 증시는 17일 공휴일로 휴장했기에 당일 매도세를 비켜갔으나, 코스피가 이전주 6800선까지 밀린 상태에서 첫 거래일부터 추가 하락 가능성에 직면했다.
미국산 폐쇄형 AI 대 중국 무료 공개 모델의 대립
시장의 심리 위축은 두 층위의 우려가 겹쳤기 때문이다. 첫째, AI 산업으로 쏟아지는 대규모 자금이 실제 이익으로 회수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 TSMC의 호실적과 견조한 미국 소비·고용지표도 이 의구심을 뒤집지 못했다.
둘째,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이 내놓은 무료 AI 모델 '키미(Kimi) K3'가 가시적인 위협으로 떠올랐다. 키미 K3가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빅테크 최상위 모델에 버금가는 성능을 입증하자, 월가에서는 기업들이 값비싼 미국산 폐쇄형 모델 대신 중국의 무료 공개 모델로 자체 AI를 구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시장은 이를 지난해 글로벌 AI 관련주를 흔들었던 '딥시크 사태'와 유사한 투자심리 변화로 평가했다.
빅테크 실적과 반도체 기업 전망이 좌우할 시장 방향
앞으로의 흐름을 결정할 핵심은 이번 주 기업 실적 발표 일정이다. 22일(현지시간)부터 알파벳을 시작으로 미국 빅테크와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차례로 실적을 내놓는다. 특히 반도체 업종 주가는 알파벳 이후 이어질 빅테크 실적과 투자 계획에 따라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국내 시장에서는 24일 SK하이닉스 실적 발표에 관심이 쏠린다. 이 시점의 의미는 뚜렷하다.
- AI 투자 확대 기조 재확인: 빅테크 기업들이 AI 설비투자 계획을 위축하지 않는다면, 현 약세는 일시적 조정에 불과할 수 있다.
- 반도체 기업의 실적과 전망: SK하이닉스가 시장 기대에 맞는 실적과 긍정적인 사업 전망을 내놓으면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되살아날 수 있다.
- 실적 부진 시나리오: AI 투자 계획이나 실적 전망이 시장 눈높이를 밑돌면 반도체주 약세가 심화될 수 있다.
결론
현재 시장이 마주한 것은 단순한 기술주 조정이 아니라 AI 산업 수익성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이다. 여기에 중국의 무료 공개 모델이 미국 빅테크의 폐쇄형 생태계 프리미엄을 위협하면서 반도체 업종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 증시가 '검은 월요일'을 피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 3~4거래일 사이 국내외 기업 실적 발표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의 다음 단계:
- 22일부터 시작되는 빅테크 실적 발표 시 설비투자 계획 언급 추적
- 24일 SK하이닉스 실적 발표의 가이던스(전망) 중 메모리반도체 수급 전망 확인
- 실적 발표 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20% 하락선 아래에서 반등하는지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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