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지푸라기 왕관을 쓴 여자'로 보여주는 자기 영역 확장의 용기

"이제 전혀 모르는 세계도 갔다 올 수 있는 작가가 된 것 같습니다."

박상영 작가의 이 말을 처음 읽었을 때, 저는 한 사람이 자신의 틀을 깨는 순간의 설렘을 느꼈습니다. 38세 청춘작가가 '투타 겸업 가능'하다며 웃음 지었다는 그 순간 속에는 자신의 한계를 솔직하게 인정하면서도 그것을 넘어설 용기가 담겨 있었거든요. 우리는 종종 자신이 잘하는 한 가지에 갇혀 지냅니다.

한 분야의 전문가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이유

박상영 작가는 '대도시의 사랑법'(2022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후보)으로 현대 도시인의 사랑과 퀴어 이야기를 그려내는 작가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것이 그의 '원툴'이라고 불렸습니다.

"그런 수식어는 감사하지만, 반대로 저를 가두는 면도 있더라고요."

이 말 속에는 많은 창작자의 공통된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한 분야에서의 성공이 다른 가능성의 문을 닫아버리는 역설 말입니다. 그래서 박상영 작가는 정반대로 나갔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나랑 공통점이 하나도 없는 사람을 찾자'고 생각했어요"라며 신작의 주인공을 1950년대생 재벌가 여성으로 설정했습니다.

블루오션을 찾아서 - 문학에 없던 재벌 이야기

신작 '지푸라기 왕관을 쓴 여자'(래빗홀)는 한국 현대 경제사를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 스릴러입니다. 영화와 드라마에서는 흔한 소재지만, 문학에서는 거의 다루지 않는 재벌을 주제로 했습니다.

"재벌은 너무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소재잖아요. 문학에서 쓰면 작품의 품격이 떨어질 거라는 암묵적인 선입견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오히려 블루오션일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이 도전을 위해 작가는 실제 재벌사를 다룬 논문과 책을 100권 가까이 읽고, 기업인, 스타트업 관계자, 벤처캐피털 투자자 등을 직접 만났습니다. 성격유형검사(MBTI) E형(외향형)이라는 자신의 성향을 활용한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저 재벌 소설 쓰는데 명함 하나 주실 수 있나요?' 하고 먼저 말을 걸었어요"라는 것처럼요.

당신의 걱정도 타당합니다

"내가 지금까지 잘해온 것이 내 전부일까?" "한 가지만 계속하면 대체가 되지 않을까?" 새로운 영역으로 가면 실패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도 있을 겁니다.

이런 질문들은 박상영 작가도 가졌을 공통적인 우려입니다. 한 분야에서의 경력이 길수록, 그 분야에서의 평판이 좋을수록, 역설적으로 다른 일을 시도하기가 더 어려워집니다. 그럼에도 작가가 던진 질문은 이것입니다. "문학 하는 사람이 재벌 얘기를 쓰면 안 되나요?"

결론: 새로운 도전 앞에서

신작 '지푸라기 왕관을 쓴 여자'는 단순히 새로운 장르의 시도가 아닙니다. 한 부 전체를 편지 형식으로 구성해, 역사적 기록이면서 동시에 범죄 고백이자 누군가를 향한 연서가 되도록 했습니다.

"이런 시도는 문학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

이 작품을 마친 후 박상영 작가는 자신감으로 가득 찼습니다. "이 작품을 끝내고 나니까 못 쓸 게 뭐 있겠냐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음 달부터는 기존 작품의 스핀오프 '여름 복숭아 파티'를 창비 웹매거진에서 연재하고, 무당이 나오는 오컬트 소설도 준비 중입니다.

당신도 혼자가 아닙니다. 새로운 영역으로 나가고 싶지만 괜찮을까 하는 걱정을 안고 있다면, 작은 취재 하나, 작은 질문 하나를 먼저 시작해보세요. 박상영 작가처럼 논문을 읽고, 사람을 만나고, 결국 새로운 세계로 나갈 수 있습니다. 당신이 지금까지 쌓아온 것들은 절대 낭비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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