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경매 시장에서 이 소식을 처음 봤을 때, 마음이 무겁고도 따뜻했다. 호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회장이 1981년에 써준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 붓글씨가 1억 원에 팔렸다는 뉴스. 시작가는 1500만 원이었는데 37회 응찰 끝에 6배가 넘는 가격을 받았다는 사실이 더욱 그렇게 느껴졌다.
더 무겁게 만드는 것은 이 작품을 소장했던 월간 '샘터'의 사연이다. 56년을 이어온 교양지가 경영난으로 올해 1월 마지막 호를 끝으로 무기한 휴간 상태에 있다. 발행인 김성구는 "샘터를 다시 살려야 한다는 마음으로 소장품을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그 절박함이 1억 원이라는 낙찰가에 담긴 것 같다.
글 속에 담긴 것들
'공수래공수거'는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간다"는 의미다. 호암이 평생 즐겨 쓴 글씨이고, 1981년 월간 '샘터' 창립자 김재순 전 국회의장을 위해 써준 첫 작품이라고 한다. 그 첫 작품이 45년을 지나 다시 세상에 나왔다.
문화 매체와 출판사, 전통예술을 지키려는 많은 사람들이 요즘 같은 마음을 안고 있을 것 같다. 독자가 줄어들고 광고 시장이 흔들리고, 종이 책을 찾는 손길도 점점 희미해진다. "이렇게 지다니, 정말 괜찮을까" 하는 걱정이 깊다. 몇십 년을 버텨온 매체나 출판사도 한 순간에 문을 닫는 시대다.
그런데 여기서 놀라운 것
하지만 1억 원이라는 낙찰가는 다른 이야기를 한다. 누군가는 여전히 이 글씨를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뜻이다. 아무도 관심 없는 과거가 아니라는 뜻이다.
비록 샘터는 휴간했지만, 호암의 글씨는 새로운 주인을 찾았다. 그 주인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일 것 같은가. 아마도 이것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문화의 가치를 나누는 것 아닐까. 한때의 어려움이 새로운 시작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공수래공수거'라는 글귀도 그렇다.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간다는 것은, 그렇다면 지금 가진 이 시간, 이 일이 얼마나 귀한지를 묻는 말이다. 샘터도 그 질문 앞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이다.
결론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쓴 '공수래공수거'가 1억원에 낙찰된 일은, 단순한 경매 뉴스가 아니다. 문화를 지키려는 사람들의 절박함과 그래도 누군가는 그 가치를 알고 있다는 희망이 함께 담긴 사건이다.
혹시 당신도 지키고 싶은 것, 계속하고 싶은 것 때문에 괜찮을까 걱정하고 있다면, 이 뉴스는 작은 위로가 될 것이다. 진심은 사라지지 않는다. 비록 방향이 바뀔 수 있고, 형태가 달라질 수 있지만.
- 어떤 문화 매체나 사업을 지키고 싶다면, 그 고유한 가치를 명확히 하는 일부터 시작해보자
- 일시적 어려움이 매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기억하자
- 당신의 가치를 아는 사람은 분명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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