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2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한미일 외교장관이 만났다. NATO 정상회의 이후 보름 만의 재회이며, 핵심 의제는 미국이 강조하는 호르무즈 해협 안전 통행을 위한 동맹 기여였다. 통념은 단순하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과 컨테이너선이 전 지구 해상 무역의 생명선이고, 이란의 통행료 부과 위협에 맞서려면 해양 무역 수혜국들이 '실질적 재정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구도에는 독자가 놓쳐서는 안 될 질문들이 숨어 있다.

통념의 맹점: '실질적 기여'가 정말 선택인가

루비오 국무장관은 19일과 22일 잇따라 호르무즈 통행료 부과 주장에 대해 "선박을 폭파할 수 있다는 매우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라 경고했고, "호르무즈 해협 통항의 이점을 누리는 국가들이 직접 나서 최소 재정 지원을 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최소 재정 지원'이라는 표현의 모호성이다.

뉴스에 따르면 조현 외교부장관은 회담 직후 "국익과 직결, 실질적 기여할 것"이라 밝혔다. 문제는 이 발언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다. 단순한 외교적 수사인가, 아니면 구체적 군사·재정 지원의 확약인가? 외교부는 중국의 SLBM 발사에 대해 "현상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려는 시도를 포함해 역내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며 구체성을 피했으나, 호르무즈 문제에는 보다 직접적 입장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실제 리스크: 역할 확대의 숨은 비용

호르무즈 해협 보호 임무 참여는 경제적 이익만큼이나 정치·군사적 비용을 수반한다. 뉴스에서 주목할 대목은 한미 간에 "핵추진 잠수함 건조 등 한미 안보 합의 후속 협상"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이미 제기되었다는 점이다. 쿠팡 사태와 대미 투자 지연이라는 구체적 불협화음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추가 기여를 요구하는 것은 단순한 요청이 아니다. 이는 기존 약속의 이행 시간표 조정에 대한 암묵적 거래 신호일 가능성이 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군사 활동은 이란의 보복 대상이 될 위험성을 증가시킨다. 한국의 중동 에너지 의존도와 현지 주재 인력을 고려할 때, 미국의 동맹 기여 요청은 단순한 외교 협력이 아니라 한반도 안보와 중동 안보 사이의 우선순위 재설정 압박으로 작동할 수 있다.

진짜 의심할 점: 일본의 입장 차이

흥미로운 점은 미국 국무부와 일본 외무성이 '한반도 비핵화' 대신 '북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표면상 작은 차이이지만, 이는 국제 정치에서 의미 있는 신호다. 일본은 호르무즈 문제에서 한국보다 더 직접적 이해관계자일 수 있으며, 미국의 호르무즈 동맹 형성에서 한국과 다른 수준의 기여를 예상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뉴스에 드러나지 않은 3자 회담의 세부 내용이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결론: 무엇을 봐야 하나

호르무즈 동맹 기여 논의는 한국에 삼중의 선택을 강요한다.

첫째, 경제적 이익 추구와 지정학적 리스크의 거래 관계를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뉴스에 따르면 한미는 "조속한 후속 협상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했으나, 이 협상이 호르무즈 기여와 핵잠 건조 일정을 어떻게 연결 지을 것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둘째, 중동 지역 안보 참여의 한계를 명확히 설정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요구는 계속 커질 가능성이 높으며, 한국이 제시하는 '실질적 기여'의 정의가 모호할수록 해석의 여지는 커진다.

셋째, 한반도 비핵화와 호르무즈 안보의 우선순위를 재점검하라. 현재 표현 변화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문제는 여전히 한국의 최우선이어야 한다.

앞으로 주목할 사항은 한미 후속 협상 일정의 공식 발표와, 그 협상에서 호르무즈 기여가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로 논의되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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