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주식에 투자해 자산을 불려온 분들이 요즘 많이 고민하는 게 있다. 이제는 차라리 자녀에게 주식을 증여해 절세를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 말이다. 저도 주변에서 비슷한 고민을 나누는 분들을 자주 만난다. 증여세,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몰라서 걱정하면서도 '정말 취소도 가능하다'는 말에 반신반의하는 모습이었다. 오늘은 그런 분들과 함께 이 문제를 풀어보고 싶다.

주식 증여와 현금 증여, 생각보다 다르다

주식을 자녀에게 넘길 때와 현금을 넘길 때는 세금 처리가 완전히 달라진다. KB증권에 따르면 가장 큰 차이는 두 가지다.

첫째는 평가 과정의 유무이다. 현금은 정말 간단하다. 송금한 금액 그대로를 기준으로 바로 증여세를 신고하면 된다. 반면 국내주식은 별도의 평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증여일 기준으로 이전 2개월과 이후 2개월, 총 4개월간 한국거래소의 종가 평균액을 구하는 식이다. 예를 들어 7월 20일에 주식을 증여했다면, 5월 21일부터 9월 19일까지 거래소가 개장한 날의 종가를 모두 모아 평균을 내는 것이다. 이 때문에 증여 후 2개월을 더 기다려야 정확한 평가액을 알 수 있고, 그 다음 증여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3개월 내에 신고·납부해야 한다.

둘째는 증여취소 가능 여부인데, 이 부분이 진짜 중요하다.

"주식은 증여 취소가 가능하다"는 게 정말인가

네, 정말이다. 주식은 한 가지 방법이 있다. 증여받은 주식을 증여세 신고기한 내에 그대로 증여자에게 반환하면, 처음부터 증여가 없었던 것으로 본다. 증여분과 반환분 모두 증여세를 과세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게 왜 중요한가. 주식 시장은 변한다. 급등할 수도 있고 급락할 수도 있다. 만약 증여 후 주가가 크게 올라서 증여세 부담이 커졌다면, 신고기한 내에 반환해 세금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주가가 많이 떨어져서 '아, 이렇게 낮은 평가액으로 증여할 수 있었나' 싶을 때도 마찬가지다. 일부만 반환하는 부분 취소도 가능하다.

하지만 여기서 꼭 기억해야 할 게 있다. 신고기한을 넘기면 이 모든 게 불가능해진다. 기한 내에 반환해야만 효력이 있다는 뜻이다.

현금 증여는 이렇게 할 수 없다. 현금을 증여 목적으로 송금했다가 신고기한 내에 반환받았어도, 증여분과 반환분 모두 증여세가 붙는다. 주식이 더 유연한 셈이다.

상장채권이나 해외주식을 증여할 때는

상장채권도 증여할 수 있다. 평가액은 증여일 이전 2개월간의 종가 평균액과 증여일 이전 최근일 종가 중 더 큰 금액으로 정한다.

만약 주가나 채권 가격이 시장 상황으로 일시적으로 내려가 있다면, 그 타이밍을 증여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낮은 평가액으로 증여해 세금 부담을 줄이고, 나중에 시장이 회복해 자산값이 오르면 그건 수증자의 이익이 된다. 추가 세금은 없다.

해외주식은 조금 달라진다. 2025년 이후 증여분부터는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으로부터 받은 주식을 1년이 지난 뒤에 팔아야 증여시점의 평가액을 취득가액으로 인정받는다. 1년 내에 팔면 원래 증여자의 취득가액을 기준으로 양도소득세를 계산해야 하니까, 수증자의 세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평가액 계산은 국내주식과 같은 방법을 쓰되, 환율이 적용된다.

결론

자녀에게 주식을 증여하는 건 현금보다 훨씬 선택지가 많다. 평가 과정이 필요하지만, 그 덕분에 4개월간 시장을 보고 신고기한 내에 필요하면 취소할 수 있다. 이건 절세 계획을 짤 때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저라면 이렇게 준비해 볼 것을 제안한다.

  • 첫째, 증여 전에 현재 주식의 평가액을 대략 파악해두고, 증여 후 4개월간 시장을 주시하기
  • 둘째, 신고기한(증여월 말일로부터 3개월)을 달력에 크게 표시해두고, 그 전에 취소 여부를 판단하기
  • 셋째, 해외주식 증여라면 1년 보유 기간을 고려해 수증자와 미리 대화해두기

절세는 좋은 목표지만, 그보다는 자녀의 자산 관리 능력을 함께 키워주는 과정이 되길 바란다. 시장의 변화를 함께 보며 배우는 시간도 결국 증여보다 더 큰 선물이 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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