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읽으며 문득 가슴이 철렁했다. 8년 전 경주로 수학여행을 떠난 뒤 돌아오지 못한 막내딸의 복수를 위해 엄마와 세 언니가 여행을 떠난다는 영화의 줄거리. 현실이라면 감당하기 어려울 일이지만, 우리가 뉴스를 보면서 한 번쯤은 상상해봤을 만한 이야기라는 공효진의 말이 계속 맴돈다.

상실 앞에서 가족이 할 수 있는 것

영화 '경주기행'은 복수의 서사를 넘어선다. 김미조 감독은 제작보고회에서 "남겨진 사람들이 어떻게 분열하고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지, 상실이라는 고통을 어떻게 이겨내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자식을 잃은 엄마의 절망, 그것을 지켜보는 딸들의 무력함과 연대감이 어떻게 하나로 모이는지를 그린 것이다.

공효진이 연기한 장주는 세 딸 중 유일하게 가정을 이루고 아이도 낳은 첫째다. 그렇기에 자식을 잃은 엄마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공효진은 "장주는 엄마의 오른팔이자 사령탑"이라고 소개했다. 자신도 엄마가 되었기에 더욱 그 슬픔이 절실하게 다가오는 역할이다.

상처 속에서 다시 만나다

배우 이정은은 이 영화에서 자식을 잃은 엄마 옥실을 연기한다. "마치 감옥에 갇힌 듯 시간이 흘러가는 것도 모르고 사는 엄마"라고 그는 역할을 설명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정은과 공효진이 과거에도 모녀로 만난 적이 있다는 것이다. 2019년 KBS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였다.

이번 작품에 함께 출연하는 박소담도 마찬가지다. 박소담은 2021년 갑상샘암 진단을 받고 수술과 회복 과정을 거쳤다. 회복 과정에서 이정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박소담은 회상했다. "새벽에도 집 앞에 찾아와 얘기를 들어주곤 했다"는 그의 말 속에는 진지한 감정이 배어 있다. 상처를 함께한 사람들이 다시 모여 또 다른 상실의 이야기를 그린다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지를 보여준다.

예상을 뛰어넘는다는 것의 의미

공효진은 "무엇을 예상하든, 예상과는 조금 다를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극장에 오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말 안에는 위로가 담겨 있다. 영화가 단순한 복수와 그 이후의 무너짐만을 그리는 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부러진 마음을 다시 붙여가는지를 보여준다는 의미로 들린다.

상실은 예측할 수 없는 것이다. 시간도, 말도, 행동도 그것을 완전히 메울 수 없다. 하지만 함께 있다는 것, 함께 걷는다는 것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될 수 있는지를 '경주기행'은 그려내려고 한다. 8월 26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이 영화는, 상실 속에서도 가족이 찾아낼 수 있는 무언가가 분명히 있다고 속삭인다.

결론

'경주기행'은 뉴스의 헤드라인으로만 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깊이를 담고 있는 영화다. 단순한 복수 이야기가 아니라 상실 속에서 가족이 함께하는 과정,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견하는 것을 그렸다. 오는 8월 26일, 극장을 찾아 예상을 뛰어넘는 그 엔딩이 어떤 위로를 건넬 수 있을지 직접 경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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