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미국 연방의회 청문회장에서 벌어진 일을 보면서, 나는 한 사람이 얼마나 외로울 수 있는지 생각했다. 질문 111개에 모두 답변을 거부한 파우치 전 소장의 모습이 단순히 정치적 갈등의 현장이 아닌, 한 인간의 무너지는 순간처럼 느껴졌다.

이토록 많은 질문이 날아올 때

나는 자주 그런 상황을 상상해본다. 당신이 설명해야 할 것들이 111개나 쌓여 있다면 어떨까? 파우치 전 소장은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자신을 향한 보수 진영의 공세를 "터무니없는 집착"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나를 기소하려는 명백한 집착, 나에 대한 반복적인 중상모략"이라고 반박했다.

백신 효과, 마스크 효용, 코로나 바이러스의 기원 같은 질문들 뒤에는 서로 다른 신념과 정치적 입장이 있었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한 개인이 받아야 했던 압력은 상상하기 어렵다.

비슷한 처지의 누군가를 생각할 때

청문회 현장에 있던 많은 사람들,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우리도 어떤 걱정을 갖고 있지 않을까. 자신의 역할과 신념을 지켜내려 했던 사람이 이렇게까지 공격받아야 하는가. 내가 그의 입장이라면, 내가 올바르다고 믿은 일을 하다가 갑자기 모든 것이 의심받게 된다면 어떨까. 그런 두려움은 누구나 가질 수 있다.

특히 공직자라면 더욱 그렇다. 언론의 주목을 받고, 정치적 대립 속에 개인이 되지 못한 채 상징이 되는 경험. 그 속에서 자신의 전문성과 양심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는 절망감.

그럼에도 붙잡을 수 있는 것들

하지만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될 단단한 지점이 있다.

첫째, 진실은 시간 속에서 드러난다는 것이다. 질문이 111개이고 답변 거부가 111개일지라도, 역사는 기록된다. 과학적 근거, 정책의 결과, 사람들의 실제 경험이 모두 기록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무엇이 옳았는지는 자명해진다. 당신이 올바른 판단을 내렸다면, 그것이 완전히 부정되지는 않는다.

둘째, 침묵도 하나의 입장이라는 점이다. 파우치 전 소장의 111차례 묵비권은 그 자체로 무언의 저항이다. 모욕적인 질문에 자존심을 버리고 답하는 것보다, 침묵으로 자신의 존엄을 지키기로 선택한 것이다. 비난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스스로를 잃지 않으려는 결연함이 담겨 있다.

셋째, 주변의 지지와 기록이 남는다는 사실이다. 청문회는 공개적으로 진행되고, 발언은 기록된다. 진실을 알고 있는 전문가들, 당신의 결정을 따랐던 이들, 당신을 믿었던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기억과 증언이 어떤 비난보다 강하다.

결론

당신이 비슷한 처지에 있다면, 지금 이 순간을 견뎌내라는 말을 꺼내기는 조심스럽다. 하지만 기억하자. 111개의 질문을 받고도 어디론가 가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 과정에서 개인의 신념과 양심을 지키는 일이 얼마나 값진지.

당신이 할 수 있는 일들:
- 지금 받는 비난의 근거가 무엇인지 기록해두기. 시간이 지나면 분석의 대상이 된다.
- 당신을 지지하는 사람들, 함께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더욱 소중히 여기기. 그들이 당신의 가장 강한 증인이다.
- 이 시간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믿기. 정치적 파도는 밀려왔다 빠지고, 역사적 판단은 훨씬 나중에 내려진다.

파우치 전 소장의 침묵 속에는 한 개인의 투쟁과 저항이 있다. 그것이 불편하고, 때론 절망적으로 보일지라도, 그 자신감과 신념의 무게는 누군가에겐 분명히 닿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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