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새벽, 더블린 도로에서 한 음악가가 오토바이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그것이 글렌 핸사드라는 것을 알았을 때는 더욱 그랬습니다.

저도, 우리도 그 영화로 많은 위로를 받았으니까요.

거리의 음악가가 남긴 것

글렌 핸사드는 1970년 4월 더블린에서 태어났습니다. 13세에 학교를 중퇴하고 기타를 들고 거리로 나갔던 그는, 40년 가까이 무대 위에서 우리의 마음을 만져왔습니다.

가장 빛나던 순간은 2007년 영화 '원스'였습니다. 저예산 독립 영화였지만, 전 세계에서 2천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죠. 그 영화는 단순한 흥행이 아니었습니다. 거리의 음악가들의 꿈과 사랑, 절망과 희망을 그렇게 진솔하게 담아낸 작품이 또 있었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마르케타 이르글로바와 함께 만든 '폴링 슬로울리'는 제80회 아카데미 영화상 주제가상을 받았습니다. 이 곡을 들으며 울었던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요.

누군가를 잃을 때 우리가 느끼는 것

이런 소식을 받으면, 사람들은 같은 걱정을 합니다. 이 음악가가 그렇게 예기치 않게 가버렸다는 것이, 혹시 우리 곁의 누군가에게도 같은 일이 일어날 수는 아닐까 하는 불안감 말입니다.

그 불안감은 자연스럽습니다. 글렌 핸사드는 56세였습니다. 아직도 현역으로 활동할 나이였고, 아직 할 음악이 남아 있을 나이였거든요.

2009년 서울 공연 때만 해도 그는 회당 2천784명의 관객을 끌어모아, 세종문화회관 공연 중 가장 많은 1회 평균 유료관객을 동원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그만큼 우리 곁에 있었고, 그만큼 우리의 마음속에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붙잡을 수 있는 것들

하지만 우리가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글렌 핸사드는 오로지 아름다운 노래로만 살아간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2010년부터 매년 크리스마스 이브 버스킹을 시작한 그는, 자선단체를 위해 200만 유로(약 33억 원)를 모금했습니다. 노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거리로 나가 노래하는 음악가. 그런 그를 보고 U2의 보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고인은 노숙자를 보면 괜찮은지 꼭 확인해보는 사람이었습니다.

아일랜드 대통령도, 총리도 그를 기렸습니다. 그것은 단순히 유명인 추도가 아니었습니다. "아일랜드 문화계의 중요한 동력이 됐다"는 말 속에는, 그가 단순히 노래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모으고, 위로하고, 변화시켰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느껴야 할 것은 슬픔뿐만 아닙니다. 그 슬픔 속에서, 우리도 누군가의 옆에 있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글렌 핸사드가 남긴 가장 단단한 메시지입니다.

결론

예기치 않은 이별 앞에서 우리는 무력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글렌 핸사드의 삶을 돌아보면, 그가 한 일들이 계속 우리 안에서 살아숨쉬고 있습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원스'는 2012년 토니상 작품상을 포함해 8개 부문을 휩쓸었고, 여전히 누군가의 마음을 만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 그의 음악을 다시 들으며, 무엇이 우리를 감동시켰는지 되돌아보기
- 우리 곁의 누군가가 혼자라고 느낄 때, 손을 내밀기
- 거리의 음악가, 주변의 약한 이들을 더 자주 돌아보기

그것이 우리가 글렌 핸사드를 기억하는 방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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