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플랫폼의 급성장, 토종 음원 플랫폼의 정체

국내 음악 스트리밍 시장이 근본적인 구도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스포티파이의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지난해 1월 128만 명에서 올해 6월 238만 명으로 85.9% 급증했다. 유튜브뮤직도 같은 기간 731만 명에서 851만 명으로 16.4% 증가했다. 반면 멜론은 688만 명에서 713만 명으로 3.6%만 증가해 성장이 둔화된 상태다.

음악 소비 채널의 다변화가 이 같은 변화의 배경이다. 유튜브뮤직과 스포티파이 같은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의 도입에 더해, 틱톡을 비롯한 숏폼 동영상 서비스에서의 음악 소비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과거 멜론의 음원 순위가 곧 '흥행의 척도'로 통하던 시대는 사실상 막을 내렸다.

토종 플랫폼의 생존 전략: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으로

이런 상황 속에서 국내 음원 플랫폼들은 순발력 있게 대응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단순 음악 재생을 넘어 아티스트와 팬이 만나는 콘텐츠와 오프라인 경험에 집중하는 것이다.

멜론은 올해부터 '스테이지 99'라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는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좋아요, 투표 등을 종합 평가해 아티스트 친밀도 최고 단계인 '99도'를 달성한 팬만을 초청하는 행사다. 3월에는 데이식스 원필이 첫 게스트로 나서 새 앨범 수록곡을 미리 듣는 프리 리스닝 파티를 개최했다.

KT지니뮤직은 두 가지 전략을 병행 중이다. 먼저 신보 감상과 독점 콘텐츠를 결합한 'INSIDE' 캠페인을 운영하는데, 약 2주간 아티스트 전용 페이지에 인터뷰와 사진, 영상 등을 공개하는 방식이다. 방탄소년단의 정규 5집 '아리랑(ARIRANG)'이 첫 사례였다. 아울러 광화문 오프라인 무대 '룩스테이지'를 통해 팬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5월에는 제로베이스원이 새 앨범 이야기를 들려주고 팬들과 상호작용하는 방송을 실시했다.

플로(FLO)는 아티스트 페이지를 개편해 음악 청취와 소셜미디어 콘텐츠, 상품 구매 기능을 하나의 페이지에 통합했다. '나의 애정도'라는 기능으로 각 아티스트에 대한 개인의 청취량과 좋아요 기록을 가시화했고, '상위 리스너 배지' 등의 보상 체계를 도입했다.

온라인 데이터를 오프라인으로 전환하는 플랫폼의 전략

이들 플랫폼이 취하는 공통 전략은 명확하다. 온라인에서 축적한 팬 활동 데이터를 오프라인 경험과 실제 만남으로 옮기는 것이다. 숏폼과 글로벌 플랫폼으로 분산된 음악 소비 환경에서, 플랫폼이 보유한 가장 차별화된 자산은 아티스트와 깊이 있는 팬의 관계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시각화할 수 있는 데이터라는 점을 인식한 것이다.

멜론의 '99도' 시스템이나 플로의 '나의 애정도' 같은 지표는, 단순히 재생 횟수를 넘어 팬의 애정 수준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이를 바탕으로 진정한 팬만을 초청하는 프리미엄 오프라인 이벤트를 구성하면, 일반적인 대중 행사보다 훨씬 높은 충성도와 만족도를 기대할 수 있다.

KT지니의 룩스테이지나 INSIDE 캠페인도 유사한 논리다. 음악만이 아니라 아티스트의 창작 과정, 의도, 개인적 이야기를 담은 독점 콘텐츠와 오프라인 무대를 결합하면, 단순한 음악 소비자가 아닌 실제 팬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앞으로의 전망

현재 추세라면 토종 음원 플랫폼의 전략 방향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플로 관계자가 "'나의 애정도'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향후 이를 활용한 혜택과 프로그램 확대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글로벌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보다 관계의 심화에 베팅하는 것이 토종 플랫폼의 생존 전략이 되고 있다. 음악 산업에서 오프라인 행사와 팬 경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커질 전망이다.

결론

숏폼으로 분산된 음악 소비 시대, 토종 음원 플랫폼은 단순 스트리밍 서비스의 위치에서 벗어나 팬 경험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온라인 데이터를 오프라인 이벤트와 실제 만남으로 연결하는 멜론의 스테이지 99, KT지니의 룩스테이지, 플로의 애정도 시스템은 이 같은 전환의 구체적 사례다.

앞으로 국내 음원 플랫폼의 경쟁력은 얼마나 효과적으로 팬 데이터를 오프라인 경험과 연결하고, 그 과정에서 아티스트와 팬의 진정한 관계를 중개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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