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양시장 동시 서킷브레이커
29일 한국 증시는 사상 처음으로 양시장(코스피·코스닥)이 동시 서킷브레이커를 기록했다. 전일 코스피 10% 폭락에 이어 이날도 6% 하락으로 마감했으며, 장중 고점(6,200선)과 저점(5,200선) 사이에 약 1,000포인트 진폭을 보였다. 코스닥도 동반 6% 하락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실적과 주가의 심각한 괴리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영업이익 60조 5천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57% 증가했고, 순이익은 93조 9천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도 79조 3천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7% 급증했다. 그럼에도 주가는 5월 수준까지 내려갔다.
성장률 둔화 우려가 가격까지 훼손
시장이 내려친 논리는 명확했다. 영업이익의 절대값이 아니라 증가 기울기에 우려를 품은 것이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작년 3분기부터 급등하면서 올린 폭이 올해 3분기부터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이익 금액은 늘어도 증가 추세는 완만해진다는 평가가 시장의 방향을 결정했다.
더욱 충격을 준 것은 글로벌 빅테크의 신호였다. 알파벳(구글)이 지난주 실적 발표 때 자본지출을 1,800억 달러에서 1,900억 달러로 상향 조정하면서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는 뉴스가 퍼졌다. 그동안 AI 인프라 투자의 지속성을 담보하던 빅테크의 현금 창출 능력이 흔들린 것이다.
수급이 방정식을 다시 쓰다
오늘 증시를 받쳐 준 것은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였다. 기관은 3조 7천억 원 순매수, 외국인은 어제에 이어 이날도 1조 7천억 원을 순매수했다. 2일간 외국인이 총 2조 8천억 원을 사들인 것이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3조 원대 순매도에 나섰다.
특히 2시부터 연기금(국민연금·사학연금)이 본격 매수에 나서면서 주가가 반등한 것으로 보아, 현 시장은 펀더멘탈보다 수급 심리가 주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저점 매수의 역할이 외국인과 기관으로 쏠려 있는 사이, 개인의 투매 심리는 여전히 통제되지 않는 상황이다.
중국 반도체 진전이 뇌관, 하지만 과장된 평가
지난주 중국의 DUV 노광 장비 국산화 보도와 킹신메모리 K3 DRAM 공개가 시장 공포를 키웠다. 하지만 업계는 DUV는 EUV(극자외선)보다 기술 난이도가 훨씬 낮고, 양산 수율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선진 반도체 공정은 ASML의 EUV와 DUV를 함께 쓰고 있으며, DUV 기술도 일본의 니콘 등 극소수 업체만 생산 중이다.
다음 변수는 삼성전자 30일 실적과 FOMC 결정
30일 오전 3시께 연방준비제도(Fed) 금리 결정이 나오고, 오후에는 삼성전자 2분기 실적이 공개된다. 두 이벤트 모두 증시 향방에 결정적일 가능성이 크다. 현재 삼성전자는 20만 원대 후반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4.5배 수준의 역사적 저평가 구간에 있다.
Fed의 금리 동결 가능성은 69.5%(CME 페드워치 기준)로 올라갔다. 어제는 금리 인상 우려로 비트코인이 62,000달러까지 내려갔지만, 동결 신호가 강해지면서 위험자산 심리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결론
오늘의 이슈는 펀더멘탈과 수급의 극적 괴리다. 반도체 기업의 이익은 사상 최고 수준이지만, 성장성 우려로 개인투자자의 투매가 이어진 상황이다. 외국인과 기관의 저점 매수가 추가 낙폭을 막고 있지만, 이것이 추세 전환 신호인지 단순 반등인지는 30일 이벤트들을 봐야 알 수 있다.
지금 투자자가 할 수 있는 행동:
- 30일 Fed 금리 결정과 삼성전자 실적을 확인한 후 8월 첫 거래일 방향성 판단하기
- 20만 원 이하 삼성전자·150만 원 이하 SK하이닉스는 역사적 저평가이므로, 여유 현금 범위 내에서 분할 매수 검토하기
- 7월 말까지는 신규 진입 자제, 8월부터 추세 전환 신호 포착 후 포지션 구성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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