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엘살바도르 산타아나 제2조직범죄법원이 내린 판결은 숫자만 보면 충격적이다. 마약 밀매조직원 3명에게 1천48년, 1천48년, 1천38년의 징역형을 각각 선고한 것이다. 인포바에와 AF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엘 그레미오' 갱단원으로, 80건 이상의 불법 마약 밀매와 10여건의 마약 교사·공모 혐의가 인정됐다.
일반적인 통념은 이렇다. 엘살바도르 정부가 마약 조직에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으며, 사법부도 조직범죄를 단호하게 처벌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숫자는 국내 언론에서도 "사상 최악의 범죄자 처벌"이라는 식의 헤드라인으로 소비된다.
하지만 1천년 징역형은 과연 '진짜' 처벌인가
여기서 의심해야 할 지점이 있다. 인간이 1천 년을 산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이 숫자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엘살바도르 형법에서는 여러 범죄를 합산해 징역형을 누적한다. 80건 이상의 마약 밀매 혐의 하나하나에 대해 징역형이 선고되고, 그것들이 모두 합쳐지면서 1천 년대가 나온 것일 가능성이 높다. 법리상으로는 논리적이지만, 형량의 위압감 자체가 정치적 메시지로 기능한다는 점은 다르다.
문제는 이것이 실질적 억지력으로 작동하는가라는 질문이다. 조직원 입장에서 1천 년과 100년의 심리적 차이가 있는가. 아니면 단순히 "법원은 조직범죄를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다"는 신호일 뿐인가.
모두가 놓친 리스크 — 과연 누가 잡혔는가
더 중요한 의심은 이것이다. 3명의 조직원이 80건 이상의 마약 밀매를 저질렀다는 것이 가능한가. 뉴스 보도는 피고인 3명의 역할이나 위치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조직범죄에서는 최일선 실행자와 상급자 간 위계가 있다. 공급망 최상단의 의사결정자나 자금 흐름 관리자는 최일선 거래자보다 법적 추적이 어렵다. 3명이 80건 이상을 저질렀다면, 그들이 실제로 말단 배송 역할이나 지역 판매원일 가능성은 낮지 않다.
그렇다면 질문은 달라진다. 진짜 조직의 리더나 보스는 어디에 있는가. 이 판결이 조직 와해를 향한 첫걸음인가, 아니면 미디어 효과를 위한 상징적 처벌인가.
극단적 형량의 실제 효과에 대한 의심
역사적으로 보면 극도로 높은 징역형이 범죄 억지에 직결되지 않는다는 증거가 있다. 마약 밀매 조직이 의사결정을 할 때 최대형량 계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체포될 확률, 수익성, 조직 내 보상 구조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한다.
엘살바도르는 2019년부터 '예외적 제도(Régimen Excepcional)' 같은 강경 정책으로 악명 높은 갱단 '마라 살바트루차'를 대규모로 수감했다. 그 이후 10년 가까이 지난 현재도 마약 밀매 사건은 계속 적발되고 있다. 극단적 형량만으로는 근본적 해결이 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래서 무엇을 봐야 하나
이 판결을 이해하려면 표면의 수치 너머를 봐야 한다.
- 조직 와해 진척도: 3명의 체포가 '엘 그레미오' 조직의 몇 퍼센트를 차단했는가. 상급 인물들은 여전히 활동 중인가.
- 사법부 신뢰성: 극단적 형량이 정치적 압박 아래 선고되진 않았는가. 형법 원칙과 합리적 판결의 경계는 어디인가.
- 정책의 효과성: 강경 처벌만으로는 공급망 자체를 끊지 못한다. 수요 억제, 사회복지 대책 등 다층적 접근이 함께 있는가.
결론적으로, 1천 년 이상의 징역형은 엘살바도르 사법부의 의지 표현이자, 정치적 메시지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것이 실제 마약 범죄 억제로 이어지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판결이 뉴스가 되는 것과 조직범죄가 줄어드는 것 사이의 간극을 주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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