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30일 본회의에 상정됐다. 이 개정안은 수사와 기소의 주체 분리라는 원칙 위에 세워져 있다. 통념은 이렇다. 검사의 수사 근거 조항인 제196조를 삭제하고, 대신 제245조의 13으로 '검사의 사실관계 확인'을 신설하면 검사가 고소인이나 피의자를 직접 면담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정말 작동할 제도일까?
신설 조항의 실체―'면담은 가능하되, 증거는 아니다'
제245조의 13에 따르면 검사는 확실히 고소인이나 피의자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다. 나아가 재판 기록 첨부를 위해 수사기관이나 재판기관에 공문을 보내 관련 내용을 조회받을 수 있다. 문제는 정작 검사가 직접 확인한 내용은 재판에서 증거기록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것이 개정안의 가장 큰 함정이다.
검사가 피해자를 면담했다고 해서 그 면담 내용 자체가 법정에서 증거가 되지 않는다면, 누가 그 면담에 응하려 할까? 대검찰청 간부급 검사의 지적은 이 문제의 본질을 드러낸다. "예컨대 검사가 스토킹 피해자를 불러 의견 청취한 내용은 증거로 못 쓰기 때문에 다시 경찰에 보완수사 요구를 해야 한다"는 발언에서 드러나는 것은 역설적 상황이다. 면담권이 있어도 법적 효력이 없으면, 그것은 형식만 남은 권한이다.
모두가 놓치고 있는 변수―'응하지 않을 권리'
더 근본적인 맹점이 있다. 신설 조항에서 검사가 할 수 있는 것은 의견 청취를 '요청'하는 것일 뿐, 강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증거능력이 없는 면담에 응하면 오히려 자신의 진술이 기록되어 나중에 불리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당사자들은 합리적으로 응하지 않을 것이다.
검사가 의견 청취를 요청했을 때 피의자나 고소인이 응하지 않을 확률은? 뉴스에는 이에 대한 구체적 예측은 없지만, 제도 설계 자체가 응하지 않을 유인을 제공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법적 효력이 불명확한 제도는 실무에서 회피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이 이번 개정안에서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도미노 효과―사건 처리의 이중 조사와 지연
이 함정은 더 큰 비효율로 이어진다. 검사가 면담을 통해 기존 수사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으나, 그 면담 자체는 증거로 쓸 수 없다면, 검사는 다시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해야 한다. 이는 동일한 사건에 대해 수사를 두 번 하는 꼴이 된다. 사건 처리 지연은 필연적이다.
형사법 전공 학자 62명이 이날 반대 성명을 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들은 "수사와 기소의 주체를 분리하는 방향에는 원칙적으로 공감하지만 수사에 대한 검사의 통제는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칙과 현실의 괴리를 본 것이다. 특별사법경찰에 대한 검사 지휘 관계를 '상호협력 관계'로 전환하겠다는 조항도 비슷한 우려를 낳는다. 지휘가 약해지면 그 공백을 누가 메울 것인가.
그래서 무엇을 봐야 하나
이 논란의 핵심은 형식적 권한 신설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의심이다.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자체는 이른바 '수사권 독립' 논의에서 일정한 가치가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을 보완하는 장치가 실제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결국 검사의 공소 유지 책임만 무거워지는 역설적 상황이 된다.
이 개정안이 실제로 법이 되려면, 증거능력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피의자와 고소인의 '응하지 않을 권리'를 어떻게 봉합할 것인지, 그리고 경찰의 보완수사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책임을 누가 질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 검토가 필요하다. 현재의 조항만으로는 그 질문들이 답해지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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