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종교의 벽이 높아지고 있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같은 기독교 내에서도 교단과 이념으로 나뉘는 현실을 보면서, 때론 괜찮을까 싶은 마음이 들죠. 그런데 충청북도 청주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면, 그 걱정 속에서도 다른 길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종교의 벽을 허무는 정원, 5년을 지나며

청주제일교회의 마당에 매년 수천 명의 천주교 신자들이 순례를 옵니다. 2021년부터 본격화된 일인데, 지금은 매년 7000명 이상이 이곳을 찾고 있습니다. 왜 개신교 교회에 가톨릭 신자들이 이렇게 많이 올까요?

이 교회 안에는 '순교 정원'이 있습니다. 병인박해(1866∼1873) 당시 순교한 천주교 신자들을 추모하는 공간입니다. 청주제일교회는 100년도 더 전에 이 땅이 거룩한 곳이라는 의미를 알아차렸고, 그 정신을 지켜왔습니다. 2021년 인근 천주교 서운동 본당에서 성지 조성을 요청했을 때, 교회 당회는 만장일치로 승인했다고 합니다.

나뉨 속에서 만나는 것

비슷한 처지의 신자들, 특히 다른 종교를 믿으면서도 마음 어딘가 걱정하는 분들이 있을 거예요. 종교가 다르면 서로 다른 길을 가야 하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 말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벌어지는 일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건희 청주제일교회 담임목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전통과 신앙 고백의 모습이 다를 뿐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일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마음은 같다." 이것은 단순한 말이 아닙니다. 실제로 서운동 본당은 화답 차원에서 '민주 정원'을 만들기로 약속했습니다. 청주제일교회가 민주화 운동의 산실이었던 역사를 기리기 위해서입니다. 5·18 계엄포고령 위반으로 고문 후유증으로 사망한 최종철 열사는 이 교회 신자였습니다.

단단한 지점, 협력의 정신

우리 사회에서 종교 간 협력은 여전히 드문 일입니다. 특히 같은 기독교 안에서도 갈라지는 현실을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청주제일교회가 보여주는 것은 분명합니다. "종교의 본질은 협력과 사랑 실천"이라는 이건희 목사의 말처럼, 믿음의 형태가 다르다는 것이 갈등의 이유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6·25 당시 기관총탄 흔적이 교회 외벽에 남아 있습니다. 평화와 민주주의가 얼마나 소중한지 기억하기 위해 수리하지 않고 일부러 둔 흔적입니다. 이처럼 상처를 기억하되, 함께 위로하고 추모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그것이 지금 청주에서 펼쳐지고 있는 일입니다.

결론

종교의 벽이 높아 보일 때, 청주의 두 정원(순교 정원과 민주 정원)은 다른 가능성을 속삭입니다. 신앙이 다르다는 것이 나뉨의 이유가 아니라, 만남의 이유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음 단계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

  • 내가 속한 종교 공동체에서 다른 신앙을 존중하는 목소리를 내기
  • 지역의 종교 간 행사나 활동에 관심 가져보기
  • 청주제일교회의 사례처럼, 역사와 상처를 함께 기억할 수 있는 방식 생각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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