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의 가치, 물리 세상까지 확장되다

2026년 초 핀테크 슈퍼앱 토스는 블록체인 기업 데이터(DATA)가 인큐베이팅한 프로젝트 '포세이돈'과 협력을 발표했다. 토스의 입장에서 첫 웹3·AI 데이터 분야 협력이라는 점에서 중요도가 높은 선택이었다. 이 협력을 주도하는 인물이 주목할 만하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학부 재학 당시 아시아인으로는 처음 '옥스퍼드 유니언' 회장을 역임했으며, 이후 탐사보도 저널리즘 플랫폼 '바이라인'을 창업했던 이승윤 대표다. 그는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로 사업을 전환해 2021년 약 5000억원에 카카오에 매각했고, 이후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기업가치 3조원대로 성장시킨 연쇄창업가다. 현재 포세이돈의 최고전략책임자(CSO) 겸 이사회 의장으로서 그가 새로운 데이터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를 읽으면, 거시 경제와 기술 생태계의 흐름이 선명해진다.

기존 AI 데이터와 완전히 다른 영역, 피지컬 AI

AI 학습 데이터는 지금껏 텍스트와 이미지 중심이었다. ChatGPT 같은 생성형 AI는 인터넷상의 웹 문서와 이미지를 학습 자산으로 활용했다. 하지만 로봇과 자율주행 자동차로 대표되는 피지컬 AI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실제 물리적 환경에서 움직이고, 걷고, 물건을 집고, 운전하며 판단해야 한다.

이런 피지컬 AI의 학습에 필수적인 게 1인칭 행동 데이터다. 사용자의 시점에서 기록된 행동 영상과 센서 데이터를 의미한다. 합성 데이터로 만들어낼 수도, 인터넷에서 무단 수집할 수도 없는 독자적 자산이다. 기존 AI 학습 데이터가 '창고'에서 대량 수급 가능한 상품이라면, 피지컬 AI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실생활 속에서만 생산되는 희소 자원이라는 뜻이다.

토스 3000만 가입자, 데이터 채굴의 플랫폼

포세이돈과 토스의 협력이 전략적 가치를 갖는 이유가 여기 있다. 토스는 3000만 가입자를 보유한 거대 핀테크 플랫폼이다. 결제, 송금, 투자, 보험 등 일상의 금융 행동 대부분이 토스를 통해 기록된다. 포세이돈은 DATA 네트워크를 통해 각 데이터 출처와 기여 가치를 추적·검증하고, 토스는 사용자 인증과 정산을 담당한다.

결과적으로 토스의 일상적 사용자 행동 데이터가 피지컬 AI 학습의 핵심 자원으로 공급되는 구조다. 더 나아가 토스는 향후 규제 환경을 고려해 가상자산 지갑, 스테이블코인, 결제망 등 차세대 웹3 인프라와의 단계적 연계도 검토 중이다.

왜 지금, 한국인가

이승윤 대표가 미국 실리콘밸리 최대 VC인 앤드리슨호로위츠(a16z)로부터 네 번이나 투자를 받아낸 연쇄창업가라는 점도 의미 있다. 그가 피지컬 AI 데이터 시장이 '새로운 먹거리'라고 판단한 것은, 시장성이 충분하다는 신호다. 동시에 한국 시장의 위치가 주목받고 있다. 피지컬 AI가 로봇과 자율주행 분야에서 성장하려면 안전하면서도 대규모로 행동 데이터를 수집·학습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가 필수다. 한국은 핀테크 인프라가 선진화되고, 규제 환경이 상대적으로 유연한 환경으로 평가되고 있다.

결론

"일상 속 행동이 돈 되는 시대"라는 이 표현은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다. 기존 AI 데이터 시장에서 소외되었던 '물리적 행동'이라는 새로운 자산 영역이 경제적 가치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포세이돈과 토스의 협력은 이 변화의 첫 신호일 가능성이 크다.

독자의 다음 단계:
- 피지컬 AI와 웹3 생태계의 교점에 주목하고, 자신이 속한 산업에서 어떤 행동 데이터가 가치 있는지 검토해 보자.
- 데이터 기여와 정산을 투명하게 추적하는 블록체인 기반 구조가 과연 시장에서 수용될지 관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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