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황: 세 번째 보완요구서한 수령, 하지만 '문제는 약물이 아닌 공정'

HLB가 개발한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은 2023년 글로벌 임상 3상 성공 이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최근 세 번째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으며 허가 일정이 또다시 연기되었다.

다만 상황은 단순한 진전 차단이 아니다. FDA가 지적한 사항은 약물의 유효성이나 안전성이 아닌 제조시설 관련 문제라는 점이 결정적이다. HLB는 "해당 지적에 대한 보완 작업을 완료했으며 FDA와 협의를 거쳐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재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상 데이터 검증 단계를 이미 통과했다는 의미로, 제조 공정 개선만으로 승인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판단이 타당하다.

원인: 15조원대 시장 규모와 거시 산업 흐름

HLB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허가 재신청을 강행하는 이유는 시장 규모에 있다. 글로벌 간세포암 치료제 시장은 2026년 현재 약 66억2천만 달러(약 9조3천억원) 규모에서 2033년 약 108억5천만 달러(약 15조2천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성장률이 6~7% 수준으로, 고령화와 간염 유병률 증가 추세를 반영한 안정적 성장 시장이다.

리보세라닙은 이 시장의 1차 치료제 포지션을 노리고 있다. 1차 치료제가 확보되면 환자군의 대부분을 차지할 수 있어 판매량 기반이 견고하다. 특히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가 자체 개발 항암제를 미국 시장에서 직접 상업화하는 첫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크다.

전망: 간암을 넘어 희귀암 시장으로의 확장

허가 이후의 성장 시나리오도 주목할 만하다. 간암 치료제 승인 후 희귀암 적응증 확대가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흉선암: 현재 연구자 주도 임상 2상 결과가 2026년 10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발표 예정이다.

선낭암: 미국에서 진행한 임상 2상을 통해 이미 의미 있는 효능과 안전성 데이터를 보유 중이다.

희귀암은 환자 수는 제한적이나 치료 옵션이 극도로 부족하고 약가 수준이 높은 특성을 가진다. 간암 허가를 발판 삼아 적응증이 확대된다면 HLB의 수익 기반이 다각화되는 효과가 생긴다. 또한 각국의 제도와 의료진 판단에 따라 오프라벨(off-label) 처방 가능성도 열려 있다.

결론

HLB의 간암 신약 허가 재도전은 단순한 제약사의 도전이 아니라, 국내 바이오 산업이 글로벌 1차 시장에 진출하는 분기점이다. 제조시설 보완이라는 기술적 장애물은 남았지만, 이미 임상 데이터는 검증되었다. 글로벌 간세포암 시장이 2033년 15조원대로 확대되는 시점까지 허가 절차를 완료할 수 있다면, 이는 희귀암 시장까지 연결되는 장기 성장 전략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실무자 관점의 다음 단계:
- FDA 제조 심사 진행 상황 추적 (공시 정보 확인)
- 흉선암 임상 2상 결과 발표(10월) 시 추가 모멘텀 예상
- 간암 허가 후 희귀암 적응증 확대 로드맵 수립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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