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적 싸움 뒤 숨은 함정
국민의힘이 3일 청와대 앞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어 이재명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촉구했다.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형사소송법 개정안(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을 막기 위한 움직임이다. 국회 표결은 재석 178명 중 찬성 175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압도적이었다.
여기서 대부분이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 거부권 행사 자체보다, 그 이후의 공백이 문제라는 점이다.
거부권은 시작일 뿐, 결과가 아닐 수 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권한쟁의심판과 헌법소원, 위헌법률심판까지 법적으로 다툴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는 거부권 행사 후 법원 판단을 거치기까지 법적 불확실성이 지속된다는 의미다.
실제 리스크는 여기에 있다.
- 시간의 공백: 거부권 행사 후 국무회의 통과 여부가 불명확하고, 이후 헌법소원 심판까지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
- 그 사이 사건들: 거부권 행사 중 또는 판결 대기 중에도 수십 건의 형사사건이 진행된다. 이때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없으면 경찰 불송치 결정에 재검토 기회가 사라진다.
- 경찰 수사 역량의 불균형: 경찰과 검찰의 수사 기준이 완전히 동일하지 않을 수 있다. 국민의힘이 사례로 든 강선우 의원의 '보좌진 갑질 의혹' 건도 경찰이 불송치했는데, 이것이 향후 표준이 될 가능성이 있다.
여론 동원이 법적 실효성을 대체할 수 없다
박 수석대변인은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이 이 사안에 대해 얼마나 분노하고 있는지 그 여론을 청와대에 전달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여론의 크기와 법적 실효성은 별개다.
거부권은 이 법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입장에 달려 있다. 여론이 많아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반대로 거부권을 행사한다 해도 국무회의를 통과한 후 법원의 헌법심판까지 가면, 국민의힘의 수사권 폐지 반대 주장이 얼마나 설득력 있는지 입증해야 한다. 여론이 정당성을 대체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진실 규명의 사각지대가 확대될 가능성
국민의힘이 지적한 부분이 정확하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후에는 경찰의 불송치 결정이 최종 결정이 된다. 이 글의 제목이 "이재명 대통령 공소취소법"으로 불리는 이유도 이것이다. 법원이 공소를 기각할 수 있는 요건(중대한 위법 수사, 현저한 재량권 일탈 등)을 추가했지만, 이는 이미 기소된 사건에만 적용되고 기소되지 않은 사건은 손도 못 댄다는 의미다.
최악의 시나리오:
- 경찰 수사 완료 → 불송치 결정 → 검찰이 보완수사를 할 수 없음 → 사건 종료
- 그 사이 진실 규명의 가능성은 영구적으로 차단될 수 있다.
결론
지금 봐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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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 그 자체보다, 행사 후 국무회의 상정 일정을 주시하라. 참고 뉴스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 주 국무회의를 통과할 수 있다고 했다. 이것이 확실해지면 법적 공백은 더 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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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소원과 권한쟁의심판이 병행되는 동안 경찰 수사 건의 증감 추이를 따르라. 불송치 결정이 크게 늘었는지, 특정 분야 사건이 집중되는지는 이 제도 개편의 실제 효과를 보여주는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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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몇 달간 나올 경찰청 불송치 사건들의 사유 분석이 중요하다. 정당한 이유인지, 아니면 수사 역량 부족인지를 구분해야 향후 논쟁이 실질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거부권 행사 여부만으로는 이 사안이 끝나지 않는다. 진정한 쟁점은 그 이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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