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황: 3위로 내려앉은 토종 음원 플랫폼의 반격
멜론이 유튜브와 손을 잡았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8월 3일 SK텔레콤의 구독 플랫폼 'T 우주'에서 유튜브 프리미엄라이트와 멜론 이용권을 결합한 요금제를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이 결합상품의 가격은 모바일 스트리밍 1만2900원, 다중 기기 이용 1만3900원으로 책정되어 개별 구독보다 19~20% 저렴하다.
단순한 협력 뉴스처럼 보이지만, 이는 한국 음원 시장의 구도 변화를 보여주는 신호다. 6월 기준 멜론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593만 명으로, 유튜브뮤직(949만 명)과 스포티파이(622만 명)에 이어 3위다. 2020년 유튜브뮤직이 국내에 상륙하기 전까지 멜론은 음원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였다. 그 자리를 지키다가 이제는 외부 플랫폼과의 결합으로 고객을 지켜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원인: 규제 뒤 펼쳐진 시장의 재편
이런 변화의 뒤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가 있다. 공정위가 유튜브뮤직의 끼워팔기를 제재하자, 유튜브는 올해 1월 뮤직을 제외하고 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라이트 요금제를 출시했다. 이는 동영상과 음악을 분리하는 일종의 규제 회피 전략으로 해석된다.
멜론은 이 틈새를 포착했다. 동영상은 유튜브에서, 음악은 멜론에서 해결하도록 한 것이다. 기존에는 독자적인 계약이 어려웠지만, SK텔레콤이라는 대형 통신사의 구독 플랫폼을 거쳐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경로를 확보한 것이다.
더 주목할 점은 멜론의 다각화 전략이다. T 우주 입점(12월)을 기점으로 멜론은 티빙·웨이브 같은 OTT 플랫폼은 물론이고 편의점, 카페, 배달 서비스 등 생활 서비스 업체와 결합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광고를 감수하고 요금을 낮춘 광고형 요금제도 준비 중이다. 이는 단순한 음악 스트리밍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기본 구독'으로서의 지위를 재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전망: 정책 변화 속 플랫폼 생태계의 재조정
시장이 어떻게 흐를지는 두 가지 축을 봐야 한다.
먼저 규제 환경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빅테크 플랫폼의 불공정한 거래 행위를 적극 제재하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유튜브뮤직이 프리미엄라이트라는 제한된 상품으로 축소되도록 강제한 상황과 맥락을 같이한다. 토종 플랫폼도 이 규제 변화에서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얻은 셈이다.
다음으로 소비자 행동이다. 이용자들이 유튜브뮤직으로 옮겨간 이유는 비용 때문이었다. 프리미엄 가입자에게 음악이 무료로 포함되는 것이 경제적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멜론의 결합상품은 같은 심리에 호소한다. 동영상과 음악을 함께 원하는 사용자에게 저렴한 가격을 제시함으로써 수익성과 점유율 확보를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이다.
다만 이것이 멜론의 3위 지위를 빠르게 되돌린다고 보기는 어렵다. 유튜브뮤직의 기존 사용자층까지 매료하기 위해서는 음질, 큐레이션, 추천 알고리즘 등 서비스 품질 자체의 강화가 함께 가야 한다. 결합상품은 '입구'일 뿐, 본격적인 회복은 순음악 스트리밍 경쟁에서의 실제 경쟁력이 결정할 것이다.
결론
멜론이 택한 결합상품 전략은 시장의 규제 변화와 경쟁 심화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현실적 선택이다. 1위에서 3위로 내려앉은 플랫폼이 다시 도약하려면 규제로 확보한 시간을 음악 서비스 본연의 경쟁력 강화에 투자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구독 플랫폼·OTT·생활 서비스와의 결합으로 고객층을 확대하되, 장기적으로는 추천 알고리즘과 음질에서 경쟁사를 추월하는 것이 멜론 회생의 실질적 조건이 될 것이다.
다음 단계: 멜론과 경쟁사의 음질, 큐레이션 서비스를 직접 비교해보기 / T 우주와 타 통신사 구독 플랫폼의 결합상품 가격과 구성 추적하기 / 향후 멜론의 MAU 변화와 각 결합상품별 구독자 규모 모니터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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