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념: 국제법이 명확하면 외교 항의로 충분하다

일본 방위성이 2026년 방위백서에서 독도를 "다케시마"라 표기하고 "미해결 상태"라고 주장했다. 한국은 즉각 외교부와 국방부가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통상적 반응이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할 점이 있다. 일본은 지금 22년째 같은 주장을 방위백서에 반복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외교적으로 이미 국제법상 한국의 영유권이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하다"고 한국 정부가 선언했다면, 왜 22년간 반복되는 일본의 주장을 여전히 항의해야 할까? 여기에 함정이 숨어 있다.

맹점: '미해결' 담론이 만드는 실질적 위협

일본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은 이미 충분히 입증됐다. 하지만 문제는 사실의 정확성이 아니라 반복의 지속성이다.

국제 관계에서 영토 분쟁은 단순히 법적 논거의 우열로만 결정되지 않는다. 반복되는 주장은 다음 세 가지를 축적한다:

첫째, 국내 정치화. 방위백서는 일본 내 보수 정치권의 요구를 반영한 문서다. 매년 이를 반복함으로써 일본 국내에서 "독도는 미해결 분쟁"이라는 인식을 공고히 한다.

둘째, 국제 담론의 약화. 명백한 사실이라도 한쪽이 계속 의문을 제기하면, 국제사회의 확신도 약해진다. "한국이 주장한다 vs 일본이 주장한다"는 식의 대칭적 프레임이 생긴다.

셋째, 정책의 정상화. 분쟁 상태를 계속 선언하면 언젠가 그것이 국제법적 현실처럼 인식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것이 영토 분쟁의 가장 오래된 수법이다.

외교 항의만으로는 막을 수 없는 이유

한국이 22년 동안 항의해 온 결과가 무엇인가? 일본의 주장은 멈추지 않고 있다. 이는 중요한 신호다.

외교 항의는 '도발을 반박하는 것'이지 '도발을 중단시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본이 방위백서를 통해 얻는 것은 국내 정치적 이익(보수 진영의 지지)과 국제적 분쟁 상태의 지속화다. 한국의 항의가 이 비용을 상쇄할 만큼 충분하지 않다면, 일본으로서는 계속할 유인이 있다.

더 큰 위험은 이것이 외교 피로도를 만든다는 점이다. 매년 같은 항의를 반복하는 것이 일상화되면, 국내 여론도 "어차피 반복되는 것 아닌가"라는 무감각에 빠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일본의 "미해결" 담론에 불리한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 국제 인식의 재구성

역사적으로 영토 분쟁이 장기화되면 어떻게 되는가? 몇 가지 사례가 있다.

홍콩의 경우, 국제사회가 중국의 영유권을 인정했지만 1997년까지 영국의 실제 통제가 유지됐다. 독도의 경우 한국이 유효 통제 중이지만, 일본이 계속 "미해결"을 선언하면 어느 시점에 국제법적 재검토 요청이 나올 수 있다.

보다 실질적인 리스크는 이것이다: 국제 중재나 국제재판소의 판단을 요청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점이다. 일본이 22년간 반복하는 것은 언젠가 국제 사법 절차로의 진입을 정당화하기 위한 기초 작업일 수 있다. 국제법상 한국이 유리하다 해도, 분쟁이 국제 절차에 회부되는 순간 상황은 복잡해진다.

진짜 대응은 어디에 있을까

외교 항의와 달리 실질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첫째, 국제적 가시성의 강화다. 한국의 유효 통제가 국제사회에 얼마나 명확하게 인식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이를 강화해야 한다. UN해양법협약 등 국제 공식 기록에 한국의 영유권 행사를 더욱 명백하게 기록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일본의 주장이 왜 국제법상 근거가 부족한지를 국제사회에 더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이다. 한국이 일방적으로 "명백하다"고 주장하는 것보다, 국제법 전문가들을 통해 학술적 논거를 계속 발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셋째, 다자간 협의 틀 확대다. 독도 문제를 한일 양국 간 담론에만 두지 말고, 동아시아 국제질서 논의에 포함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하면 일본의 주장이 "역내 평화를 흔드는 도발"로 국제적으로 인식될 수 있다.

결론

일본의 22년 반복 주장은 일시적 외교 도발이 아니라, 장기적 영토 분쟁화 전략이다. 한국이 국제법상 우위에 있다는 확신만으로는 부족하다.

다음 단계로 고려할 사항:
- 한국의 독도 유효 통제가 국제 공식 기록에 얼마나 명확하게 등재되어 있는지 점검하고 강화할 것
- 매년의 항의에 그치지 말고, 국제 학술 논의와 다자간 협의를 병행하는 종합 전략 수립
- 일본이 반복하는 "미해결" 담론이 국제사회에 어떻게 인식되는지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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