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사랑받는 음악에 귀를 기울일 때

이언 보스트리지의 목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 저는 무언가 달라 느꼈습니다. 단순히 아름다운 성량의 문제가 아니었어요. 그의 음성을 통해 흐르는 건 악보 위의 음표만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한 인간의 깊이 있는 관찰이었습니다.

62세의 이 테너는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옥스퍼드대에서 역사학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노래하는 인문학자"라는 별명이 따라다니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그는 최근 말러의 가곡집 '소년의 이상한 뿔피리'에 대해 "가곡 가운데 가장 사랑하는 작품"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거대함 속에서 발견하는 섬세한 울림

저도 공감합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말러 음악을 다시 듣게 될 때가 있어요. 전쟁이 만드는 예측 불가능한 결과들을 생각하고 싶지 않던 날씨에도, 음악은 그걸 피하지 말라고 부드럽게 권합니다.

보스트리지는 이렇게 말합니다. "평화를 당연하게 여기기 쉬운 오늘날, 전쟁이 불러오는 끔찍하고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예술을 통해 다시 생각해 보는 일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말러의 음악이 꾸준히 사랑받는 것은 뛰어난 선율과 작품에 스민 비극적 아이러니 때문입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위대한 작곡가의 작품은 거대한 감정의 폭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놀라울 만큼 섬세합니다. 이 두 가지가 어우러진 곳에서, 저는 우리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얻습니다.

30년 경력의 성악가가 여전히 나아진다고 느끼는 이유

보스트리지가 무대에 선 지 30년을 넘었을 때, 그는 여전히 이렇게 말합니다. "60세가 넘어도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느끼는 건 큰 기쁨입니다. 예전보다 어려움을 풀어나갈 더 많은 방법을 알게 됐으니까요."

이 말이 위로가 되지 않나요?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자신의 한계를 받아들이는 대신, 오히려 그 속에서 더 깊이 있는 무언가를 발견합니다. 말러의 연가곡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는 실연한 청년의 여정을 담은 작품입니다. 20대부터 불러온 이 곡을 이제는 훨씬 많은 삶의 경험을 지니고 노래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나이가 주는 선물 같습니다.

8월 26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보스트리지는 지휘자 윤한결이 이끄는 세종솔로이스츠와 함께 무대에 섭니다. 2023년 벤저민 브리튼의 '일뤼미나시옹' 이후 3년 만의 협업이에요. 그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합니다. "치열하면서도 탐구적인 작업을 통해 서로의 소리를 세심하게 들으며 새로운 걸 발견하는 과정을 겪었습니다. 다시 호흡을 맞추게 돼 무척 기쁩니다."

음악이 위로가 되려면

"음악은 우리를 놀라게 하고, 때로는 불편하게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진정한 위로가 될 수 있으니까요."

이 말씀 앞에서 저는 멈춘답니다. 위로란 우리의 아픔을 외면하는 게 아니라, 그 안에서 함께 있어주는 것이니까요. 말러 음악처럼요.

결론

말러를 노래하는 인문학자 보스트리지의 메시지는 단순합니다. 역사학과 음악은 모두 인간을 이해하려는 시도일 뿐이며, 그 시도 속에서 우리는 나이와 상관없이 계속 성장할 수 있다는 것.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8월 25일~9월 3일)을 통해 이 깊이 있는 예술 경험을 만날 수 있습니다.

다음 단계

  • 서울 예술의전당 공연 정보를 확인하고 8월 26일 공연 예매를 고려해보세요.
  • 말러의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를 미리 들으며 작품의 맥락을 이해해보세요.
  • 작품이 탄생한 시대적 배경과 문화적 의미를 함께 생각하며 감상하세요. 음악의 깊이가 더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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