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마주하고도 처음엔 복잡함을 느꼈습니다. 형사소송법 개정, 공소청 검사, 전건송치—이런 말들이 우리 일상과는 멀게 들리니까요. 하지만 자세히 읽어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이건 누군가의 딸이, 어머니가, 할머니가 겪은 일이 더 이상 외면받지 않겠다는 약속입니다. 특히 사회적 약자를 노린 범죄 앞에서요.

피해자가 싸워야 했던 과정, 이제 바뀝니다

지난 4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담긴 내용부터 살펴봅시다. 경찰이 수사를 마친 후 사건을 종결하지 않고 모두 공소청 검사에게 넘기는 전건송치 제도가 부활합니다. 그 대상은 분명하게 정해집니다.

  • 아동·장애인·노인 학대
  • 가정폭력
  • 성폭력
  •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 스토킹 범죄

이 일곱 가지 범죄에 한해, 경찰이 무혐의로 불송치 결정을 내려도 더 이상 끝나지 않습니다. 검사가 직접 다시 살펴보는 것이죠. 그것도 피해자가 이의신청서를 직접 작성하고 비용을 들여 법률 조력을 구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 뒤에 있던 피해자들의 눈물

왜 이런 제도가 필요했을까요? 지난달 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성명을 낸 이유를 생각해보면 답이 보입니다. 검사의 수사권 폐지 등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그들은 "최대 피해자는 여성과 사회적 약자가 될 것"이라고 반발했거든요. 그 목소리가 더불어민주당에 닿았고, 전건송치 제도 부활로 이어진 것입니다.

생각해보세요. 아동학대 피해 아이, 장애인 학대를 견딘 어른, 가정폭력 속에서 숨죽인 가족. 그들이 경찰로부터 무혐의 결정을 받으면 어떻게 될까요? 스스로 법률 전문가를 찾아 복잡한 이의신청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돈도 들고, 시간도 들고, 무엇보다 마음의 상처가 깊을 때 또 한번 싸워야 한다는 게 얼마나 버거울까요. 전건송치는 그런 부담을 덜어주려는 제도입니다.

명확한 기준을 기다리며

다만 아직 남은 과제가 있습니다. 어떤 사건을 정확히 전건송치 대상으로 볼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경찰이 불송치하면 피해자 이의신청 없이도 검사가 살펴봅니다. 그런데 교제폭력 사건에서 경찰이 폭행죄만 적용하면 피해자가 직접 이의를 제기해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장애인권법센터의 한 변호사는 "수사관이 어떤 법률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가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노인을 위협해 재산을 빼앗은 사건도, 수사관이 노인학대로 보면 전건송치되지만, 공갈이나 강요로 보면 제외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입법부가 이르면 9월에 보완입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죄명을 기준으로 할지, 피해자의 특성이나 범죄 유형을 기준으로 할지 명확히 정하려는 것이죠.

피해자 면담권도 보장합니다

개정안에는 또 다른 배려도 담겨 있습니다. 전건송치 대상 7대 범죄의 피해자가 면담을 신청하면, 검사는 의견을 최대한 들어야 합니다. 이건 단순한 형식이 아닙니다. 자신이 겪은 일을 직접 검사에게 말할 수 있다는 뜻이거든요. 누군가의 입을 통해서가 아닌, 피해자 자신의 목소리로요.

결론

아직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9월을 기다려야 하고, 기준을 더 명확히 해야 하고, 실제 운영 과정에서 또 다른 과제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분명한 변화입니다.

더 이상 사회적 약자가 혼자서 법을 들었다 놨다 하며 싸우지 않아도 된다는 약속이 담겨 있으니까요. 경찰의 판단에 그저 순응하지 않아도 된다는 보호장치가 생겼다는 뜻입니다.

  • 더불어민주당에서 9월 입법 추진 일정 확인하기
  • 본인이나 가족이 7대 범죄 피해 시 피해자 면담 신청권 기억해두기
  • 동료·지인 중 관련 피해 상담 시 이 제도 소개해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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