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공연을 기대하면서도 과연 즐길 수 있을까 싶은 불안감이 들기도 합니다. 특히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룬 공연이라고 하면, 괜찮을까 싶은 마음이 먼저 듭니다. 서울시발레단이 창단 2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죽음과 소녀'는 그런 불안감을 춤으로 조용히 위로해 줄 것 같습니다.

같은 음악, 다른 해석의 춤

14일부터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펼쳐질 이 공연은 더블빌(Double Bill) 형식입니다. 같은 곡을 두 명의 안무가가 각각 약 30분씩 자신의 해석으로 표현하는 방식입니다.

슈베르트의 현악 4중주 '죽음과 소녀'를 주제로, 독일의 안무가 크리스티안 슈푸크의 '일곱 번째 파랑'과 알렉산데르 에크만의 '선인장'이 순서대로 공연됩니다. 같은 음악이지만 마주할 수 있는 전혀 다른 춤의 세계입니다. 그것이 이번 공연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악을 존경하며 춤을 만들다

슈푸크는 독일 베를린 슈타츠발레단의 예술감독이자 안무가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음악에 최대한 치중해 안무를 만들려고 했다. 음악 그대로가 다시 태어나는 안무."

'일곱 번째 파랑'에서 여성 무용수 한 명이 남성 무용수 일곱 명과 순서대로 파드되(2인무)를 추며 죽음에 대한 아름다움을 표현합니다. 죽음을 두려움이 아닌 아름다움으로 해석하려는 용감한 시도입니다.

반면 '선인장'은 유머와 풍자를 앞세워 무용수들의 예리하면서도 유쾌한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같은 주제를 다루면서도 전혀 다른 감정을 자아내는 두 작품 속에서, 우리는 죽음을 바라보는 여러 가지 방법을 만나게 됩니다.

라이브 연주라는 특별함

이번 공연의 또 다른 특징은 라이브 연주입니다. 서울시발레단 창단 이래 처음으로 라이브 연주가 동반되는 공연이 됩니다.

녹음된 음악이 아닌, 현장에서 울려 퍼지는 현악 4중주의 음향 위에서 무용수들은 춤을 춥니다. 춤과 음악이 실시간으로 호흡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은 무용수들에게 더욱 큰 집중력과 용기를 요구합니다. 관객으로서 우리도 그 생생한 에너지를 함께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 무용수들에 대한 믿음

슈푸크는 지난해 캐스팅을 위해 방한했을 때를 떠올리며 한국 무용수들을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한국 무용수들은 의심도 많고 그냥 받아들이지 않고 질문하고, 뭣보다 배고팠더라. 무용수로서 굉장히 좋은 요소입니다."

단순히 지시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질문하고 생각하는 무용수들과의 협업입니다. 그것이 이번 공연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을 것입니다. 우리가 관객으로서 느낄 수 있는 춤의 깊이 속에는, 그런 대화와 신뢰의 과정들이 담겨 있습니다.

불안감에서 희망으로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마주했을 때의 불안감, 새로운 공연을 제대로 즐길 수 있을까 하는 걱정—그런 마음들은 누구나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공연은 우리 모두가 그런 감정들을 춤과 음악으로 치유받고 위로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 같습니다.

두 안무가의 다른 해석 속에서, 우리는 죽음을 바라보는 여러 가지 방법을 만나고, 라이브 연주의 생생한 음향 속에서 우리의 불안감도 함께 춤을 추게 될 것입니다.

결론

공연 기간은 14일부터 16일까지입니다. 해오름극장(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펼쳐질 이 공연에 관심이 있다면, 예매를 통해 그 경험을 함께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같은 곡을 두 가지 방식으로 만나는 경험, 라이브 연주와 함께 춤추는 무용수들의 용기를 응원하는 경험. 그것들이 우리의 불안감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지 함께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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