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에서 유리장 안의 낡은 도기를 바라본 경험이 있나요? 저도 그렇습니다. 저 작은 토조각이 정말 누군가의 손으로 만들어지고, 누군가의 식탁에 올려져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수천 년의 시간 사이 자꾸 거리감이 느껴집니다. 그 거리감을 좁혀보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단순히 유물을 연구하는 것을 넘어, 직접 해보는 사람들 말입니다.
호기심을 넘어 사랑으로
'실험하는 고고학자'라는 책이 있습니다. 저자 샘 킨은 고고학자들과 과학자들이 고대의 생활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얼마나 극단적으로 노력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책장 곳곳에서 저는 "뭘 저렇게까지…"라는 생각과 동시에 감탄이 나왔습니다.
그 감탄의 핵심은 이것입니다. 이들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고대인이 남긴 유물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노르웨이 인류학자이자 고고학자인 토르 헤위에르달은 자신의 논문을 학계가 받아들이지 않자, 1947년 4월 28일 손수 만든 뗏목 '콘티키호'를 타고 페루에서 이스터섬까지 8,000km를 횡단했습니다. 그 후에도 고대 이집트식 갈대 배로 대서양을 건너려 하고, 메소포타미아식 배로 인도양 항해를 시도합니다. 이것이 바로 '실험 고고학'입니다. 고대 기술과 생활을 직접 복원해서 검증하는 방법이죠.
돌칼로 자르고, 화덕을 짓다
책 속에서 가장 놀라웠던 장면들을 꼽으면, 고대 이집트 빵 만들기입니다. 어떤 미생물학자는 고대 도기에서 효모를 채취하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이집트로 갔습니다. 멸균 면봉과 여러 시료 채취용 미생물학 장비를 들고서요.
그리고 나서 놀랍습니다. 책에서 직접 인용하면:
"마침내 블랙 리는 자기 집 뒷마당에 빵을 굽기 위한 파라오 시대의 화덕을 만들었고, 불쏘시개로 쓰기 위해 고대 이집트인이 사용한 것과 비슷한 아카시아나무를 애리조나주에서 구해오기까지 했다."
그뿐입니다. 책에는 고대 로마 여성의 머리 모양을 재현한 사람도 나오고, 중세 대포의 굉음 크기를 알기 위해 실제로 만들어 쏘아본 화학자도 등장합니다. 고대 흑요석 칼의 절단력을 실험해 본 것들까지. 각각의 분야가 서로 다르지만, 모두 같은 목적으로 움직입니다. 박물관 유리장 안의 조각난 토기 편이나 유물에 스며 있는 옛사람의 손때를 찾으려는 것입니다.
아는 것이 진정한 사랑
책을 덮으며 저는 조선 후기 학자 유한준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는 이렇게 남겼습니다.
"알면 참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참으로 보게 되며, 볼 줄 알게 되면 간직하게 되니, 이는 한갓 소유하는 것과는 다르다."
박물관에 가서 유물을 바라볼 때, 저는 그저 바라보고만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깨닫습니다. 고대인의 삶을 제대로 보기 위해 갖은 고생을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우리가 유물 앞에서 느낀 감동이 가능했다는 것을요. 비슷한 마음으로 우리도 무언가를 깊이 보려고 노력할 수 있지 않을까요? 호기심이 있으면, 그 호기심을 조금 더 밀어붙여 직접 해보고, 확인해보는 것입니다. 그럴 때 비로소 우리는 그 대상을 사랑하게 되고, 간직하고 싶은 마음도 생기는 것 같습니다.
결론
'실험하는 고고학자'는 단순한 궁금증을 넘어, 깊이 있는 탐구의 가치를 보여줍니다. 고대 기술을 복원하고 검증하는 실험 고고학자들의 노력은 박물관 유리장 안의 유물을 수천 년의 세월을 넘어 우리 앞으로 생생히 불러옵니다. 다음 번 박물관 방문 시, 유물 하나하나를 더 깊이 바라보세요. 그 뒤에 얼마나 많은 사랑과 노력이 숨어 있는지를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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