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은 한여름, 이 책을 읽으며 저는 한숨이 자주 나왔습니다. 김소리 작가의 어린이 그림책 「태양이 문을 벌컥」을 펼쳤을 때, 첫 장면이 그대로 우리 집 현실처럼 느껴졌거든요. 예고도 없이 들어온 강렬한 태양, 그리고 그 때문에 온통 뜨거워진 집. 책장을 넘을 때마다 "아, 이거 우리 이야기잖아"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연일 고온으로 펄펄 끓는 시절에 만나니 더욱 그랬습니다. 이 책은 단순한 여름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여름을 버티는 우리 가족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예고 없이 강렬하게, 내 집을 점령하는 것들
책 속의 태양처럼, 여름은 정말 아무런 전조 없이 들어와 버립니다. 그림책에서처럼 "우르르 쾅쾅" 우리 집 곳곳이 뜨거워지는 것도, 선풍기를 틀어도 더운 바람만 나오는 것도, 세탁기 안, 소파 밑, 욕조 곳곳에 숨어도 피할 수 없는 열기도 우리의 현실입니다.
그런데 그 순간, 책을 읽는 우리는 웃게 됩니다. 작가가 이 강렬한 상황을 "강렬한 색감으로 유머 있게 표현했기" 때문입니다. 곤욕스러운 상황이 그림책 속에서는 마치 장난처럼, 때로는 아주 친숙한 일처럼 다가옵니다. 우리가 혼자가 아니란 걸 알게 되는 순간입니다.
고군분투하는 가족들이 느끼는 진짜 걱정
"이대로 계속 더우면 어떻게 하지?"
요즘 여름나기로 고군분투 중인 가족이라면 누구나 이런 걱정을 합니다. 책 속에서도 마찬가지예요. 가족들은 태양으로부터 도망치려고 여기저기 숨어봅니다. 하지만 어디로 가든 피할 수 없는 열기 앞에서, 결국 버텨내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그게 바로 우리의 현실이 아닐까 싶습니다. 에어컨 실외기는 계속 울고, 전기요금이 늘어날까 봐 걱정하고, 아이들이 열내림약을 먹지 않을까 봐 신경 쓰면서도, 그저 하루하루를 견디어 냅니다.
쑥대밭이 된 집, 그 후의 이야기
흥미로운 점은 책의 후반입니다. 태양을 찬물에 넣자 "번개와 비가 쏟아지고, 한바탕 비가 내린 뒤 모든 것이 쑥쑥 자라 집 안이 마치 정글처럼 푸르게 변해 버"립니다. 집이 쑥대밭이 되었지만, 동시에 무언가 새로운 것이 자라나는 겁니다.
여름이 우리의 삶을 집어삼키는 것처럼 보여도, 사실은 그 속에서 우리도, 우리 아이들도 자라고 있습니다. 계절을 견디는 경험, 더위 속에서 서로를 챙기는 법, 힘들어도 웃을 수 있는 마음. 이런 것들이 우리 안에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계절을 견디는 우리의 손잡기
책 끝에서 태양은 "해 질 녘 어느 날, 휘파람을 불며 인사도 없이 쓱 사라져 버"립니다.
이 대목에서 저는 안심이 됐습니다. 아무리 강렬한 것도, 아무리 힘든 계절도 언젠가는 지나간다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했거든요.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무언가를 얻게 됩니다.
문학동네에서 펴낸 이 책(48쪽, 1만7500원)은 단순히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이 아닙니다. 여름을 버티고 있는 우리 어른들에게도 작은 위로를 건네는 책입니다. 강렬한 상황도 시간이 지나면 추억이 되고, 그 속에서 우리 가족은 함께 자라간다는 걸 말이죠.
결론
여름이 예고도 없이 들어와 우리 집을 뜨겁게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를 파괴하는 게 아니라, 우리를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일 수도 있습니다. 「태양이 문을 벌컥」은 그 진실을 따뜻하게 들려줍니다.
지금 여름나기로 고민이 많으신 분들께 이 책을 함께 읽어보는 것을 권합니다. 아이와 함께 책 속 가족처럼 웃어보고, 서로를 안아주세요. 이 계절이 지나갈 때, 우리는 분명 더 푸르러지고 무르익어 있을 것입니다.
- #어린이책예고도없이온태양집이쑥대밭됐어요
- #태양이문을벌컥
- #여름육아
- #그림책추천
- #여름을버티는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