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황: 최태원의 '전략통' 윤풍영 투입
SK하이닉스가 AI 산업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윤풍영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사장이 SK하이닉스 '글로벌 성장 태스크포스(TF)' 장으로 선임됐다. 기존 사장직을 유지하면서 TF를 함께 이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조직 내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평가하는 인물에게 회사의 미래 성장 전략을 맡긴 것이다.
글로벌 성장 TF는 지난달 출범한 신설 조직이다. 테크니컬 리더(TL)급 인력 10여 명으로 구성되며 AI를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는 역할을 담당한다.
배경: AI 시장 폭증, 메모리 수요 급증
이 인사 배경에는 AI 시장의 급성장이 있다. 글로벌 AI 시장 폭증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메모리 칩 수요가 급증하는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전통적으로 D램과 낸드 플래시 메모리에 강하지만, AI 인프라 시장 성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야 하는 시점이 되었다.
재계는 이번 인사를 SK하이닉스의 성장 무대를 메모리 반도체에서 AI 산업 전반으로 넓히려는 행보로 평가한다.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전후방 산업으로 메모리 경쟁력을 확대하는 전략인 셈이다.
전략가의 경험과 역량
윤풍영이 주목받는 이유는 검증된 경험이다. 1974년생으로 연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 후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했다. 인시아드는 파이낸셜타임스(FT) 글로벌 MBA 순위에서 MIT 슬론에 이어 세계 2위다.
그는 IBM코리아에서 개발자로 경력을 시작해 2007년 SK텔레콤에 합류했다. 이후 재무와 기획 분야를 담당했으며, 당시 SK그룹 최고의 M&A 전략가로 통하던 박정호 SK텔레콤 사장(현 SK하이닉스 경영자문위원)을 도와 다양한 실무를 도맡았다. SK텔레콤의 주요 M&A—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 인수, 인포섹(현 SK쉴더스) 인수, 11번가 분할 펀딩, SK와 SKC&C 합병 등—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다.
최태원 회장은 그를 '투자에서 사업화까지' 능력이 검증된 인물로 평가한 것이다.
SK 그룹의 AI 에코시스템 결합
글로벌 성장 TF의 강점은 SK 그룹 계열사 간 협력이다. SK그룹은 SK텔레콤과 SK AX 등 계열사를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와 인프라 사업을 이미 확대 중이다. 글로벌 성장 TF는 SK하이닉스의 메모리 기술과 그룹의 AI 역량을 접목해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할 사업 모델을 찾는 데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제조사로서의 SK하이닉스가 그룹의 통신·인프라 역량과 결합될 때, AI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더욱 경쟁력 있는 통합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전망: 신속한 사업 기회 발굴이 관건
AI 시장 고도화로 단순 메모리 칩 판매를 넘어 통합 솔루션 제공이 중요해지고 있다. 윤풍영의 투입은 이 같은 전략적 전환을 실행하기 위한 신호다.
현실적 과제도 있다.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 모델 개발, 신사업의 사업성 검증, 조직 간 협업 체계 구축이 그것이다. AI 산업이 빠르게 변하는 만큼, TF가 실행 가능한 사업 기회를 얼마나 신속하게 찾아내고 구현할 수 있을지가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
SK하이닉스의 글로벌 성장 TF는 단순한 인사가 아닌 AI 시대 반도체 기업 생존 전략을 보여주는 조직이다. M&A와 신사업 발굴 전문가를 TF장으로 한 것은 메모리 기술과 통신·인프라 역량을 결합해 AI 시장에서 새로운 가치사슬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반영한다.
주목할 포인트는 세 가지다.
- 글로벌 성장 TF가 구체적 AI 신사업을 얼마나 빨리 발굴할 수 있는가
- SK 계열사 간 협력으로 경쟁사 대비 어떤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는가
- 신사업이 기존 메모리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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