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현장이 흔들리고 있다. 뉴스를 켤 때마다 교실 안의 갈등이 흘러나온다. 학교폭력, 교권침해 — 두 글자씩 묵직하게 박혀 있는 이 단어들을 마주칠 때면, 나는 자주 묻곤 한다. 정말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 말이다.

그런 마음에 닿는 책이 나왔다. '교실을 다시 세우는 사람들'이다. 공일영, 노영규, 황정환 세 저자가 함께 펴냈다. 이들은 학교와 교육행정기관에서 학교폭력 및 교육활동 보호 업무를 담당해온 현장 전문가들이다. 관련 경력을 합치면 40년에 달한다. 단순한 이론가가 아니라, 실제로 무너져 가는 교실을 붙잡아본 사람들의 목소리다.

"법이 들어온 자리에 교육은 멈춰섰다"

책은 한 문제의식에서 시작한다.

과거 학교폭력이 눈에 띄는 신체적 충돌이었다면, 지금은 달라졌다. 은밀한 따돌림, 가스라이팅, 허위 사실 유포, 단체 채팅방 내 괴롭힘, 딥페이크를 악용한 성범죄 — 교사가 발견하기 어려운 형태로 변모했다. 법적 대응이 확대되면서 교실의 갈등 해결 방식도 달라졌다. 사과와 화해보다는 증거를 수집하고 신고하는 절차가 앞선다.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가 아동학대 신고나 민원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졌다.

그러면서 교실에는 고요함이 왔다. 그런데 그것은 평온함이 아니다.

저자들은 지적한다. 교사들이 학생 간 갈등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보다 법적 위험을 피하기 위해 거리를 두게 되었다는 것. 그 피해는 다시 학생과 교실 공동체에 돌아간다는 것. 교권침해와 학교폭력이 대립하는 문제가 아니라 서로 영향을 미치는 한 생태계의 문제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구체적인 대응책

이 책이 비판으로만 머물지 않는 이유는 여기다. 저자들은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응 방안들을 담았다.

학교폭력 발생 시 교사가 취해야 할 초기 대응 절차, 사이버폭력 징후를 발견하는 방법, 사안 조사와 상담 과정에서 2차 피해를 줄이는 방법, 갈등 조정과 재발 방지를 위한 지속적인 관리 방안 — 이 모든 것이 단계별로 설명돼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회복적 생활교육이다. 처벌 중심의 대응을 넘어, 가해자의 진정한 반성과 피해자의 치유를 돕는 방식이다. 인성교육, 공감 능력 향상, 또래 관계 및 공동체 의식 형성, 디지털 시민교육까지 폭넓게 다룬다.

그리고 부록으로는 '필수 Q&A 100선'을 수록했다. 학교폭력 예방과 대응 과정에서 자주 제기되는 질문들을 정리한 것이다. 교사와 학부모가 마주하는 그 많은 '괜찮을까?', '이럴 땐 어떻게?'에 대한 답이 여기 있다.

교육받을 권리와 가르칠 권리는 충돌하지 않는다

책을 통해 저자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따뜻하면서도 단호하다.

교사가 안전하게 가르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학생도 보호받으며 배울 수 있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와 학교를 대립 관계가 아닌 교육공동체의 동반자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손수호 변호사가 이 책에 추천사를 써준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법의 영역에 머물러서는 교실을 되살릴 수 없다는 걸 안다. 법과 교육이 함께 호흡해야 한다는 걸 안다.

결론

지금 교실은 회복을 기다리고 있다. '교실을 다시 세우는 사람들'은 그 회복이 무엇인지,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차근차근 보여준다. 현장 경험 40년을 담은 이 책은 단순한 해법 제시가 아니라, 무너진 교실 생태계를 다시 엮으려는 시도다.

당신이 교사라면, 학부모라면, 아니면 학교 현장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볼 가치가 있다. 책 속에서 '우리의 교실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다음 단계:

  • 책의 필수 Q&A 100선을 통해 자신의 상황에 맞는 대응책을 먼저 확인해보기
  • 회복적 생활교육의 구체적 방법론을 학급 현장에 맞춰 적용해보기
  • 학교 안의 교사, 학부모, 학생 모두가 함께 읽고 대화할 수 있도록 권장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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