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실거주 유도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으나, 금융과 세제 부문에서 '실거주'의 기준이 엇갈리면서 혼선을 빚고 있다. 같은 주택에 대해 한쪽은 30일만 거주해도 인정하고, 다른 쪽은 1년 이상 거주와 '부득이한 사유'까지 요구하는 식이다.

전세대출 규제, 30일 거주 기준 적용

금융위원회가 8월 13일 발표한 부동산 금융정책에 따르면, 투기적 목적의 비거주 1주택자도 전세대출 보증 제한 대상으로 분류된다. 수도권·규제지역 내 아파트를 보유하면서 해당 주택을 임대차 중인 1주택자가 본인과 배우자 모두 실거주한 적이 없을 경우, 전세대출의 신규 대출과 만기 연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이다.

다만 금융위는 본인이나 배우자가 한 번이라도 실거주하고 주민등록을 이전한 적이 있다면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규정했다. 주민등록법 제6조에서 정의하는 주민등록 요건은 30일 이상 거주할 목적으로 해당 지역에 주소를 두는 것이다. 즉, 최소 30일만 거주해도 전세대출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양도소득세는 1년 이상 거주 필수

같은 시기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은 이보다 훨씬 엄격하다. 8월 3일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액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더 중요한 것은 양도소득세 규제다. 현재 1주택자는 보유와 거주 기간에 맞춰 각각 40%씩 최대 80%까지 인정받는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는다. 하지만 2029년 이후에는 거주에만 최대 80%를 인정한다.

재정경제부는 '부득이한 사유'에 따른 비거주 기간을 거주 기간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1년 이상 계속 거주한 주택에서 취학, 질병, 전학, 해외 체류, 부모 봉양 등의 사유로 다른 시·군으로 주소를 옮긴 경우가 대표적이다. 1년이라는 기간 요건과 구체적 사유까지 모두 충족해야 한다는 점에서, 전세대출 규제 조건보다 훨씬 엄격하다.

같은 정책, 왜 기준이 다른가

정부 관계자는 "금융과 세제는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전세대출은 특정 시점의 상황을 판단하는 것이고, 양도소득세는 전체 기간을 보고 설계하기 때문이라는 논리다. 대출은 '거주한 적이 있는지'에 대한 이분법적 판단이고, 양도세는 '얼마나 거주했는지'에 대한 비례식이라는 의미다.

다만 종합부동산세의 기본공제는 기간과 무관하게 거주 여부만 따지기 때문에, 이러한 설명으로도 완전한 일관성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 파급: 세입자의 연쇄 이동

실거주 의무화는 다주택 투기를 억제하려는 정책 의도는 명확하다. 하지만 그 집에는 또 다른 거주자인 세입자가 있다. 집주인이 실거주 전환을 위해 주택을 비우면, 세입자의 이주가 불가피해진다. 이는 '의자 빼앗기' 현상으로 이어져 전월세 시장에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다.

정책 입안자들은 정책의 성격 차이를 강조하지만, 수요자 입장에서는 같은 행위(실거주)에 대해 다른 기준이 적용되는 것 자체가 불만의 원인이 될 수밖에 없다.

결론

금융위와 재정경제부의 기준 차이는 각 정책의 목적과 시간 축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실행 단계에서는 혼동을 초래한다. 비거주 1주택자 입장에서는 부동산을 처분할 때의 세제 부담과 금융 접근성이 불일치해 계획 수립이 어렵다. 향후 정책 조율을 통해 다음 단계별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 당장 확인: 본인과 배우자의 주민등록 이전 기록 검토 (금융위의 '한 번 이상 거주' 기준 충족 여부)
  • 중기 계획: 2029년 양도소득세 개편에 대비해 거주 가능성 검토
  • 제도 모니터링: 정부의 추가 정책 발표 시 금융·세제 기준 통일 여부 주시

#비거주1주택 #전세대출규제 #실거주요건 #부동산정책 #양도소득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