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3주, 시장은 급락했다

지난 7월 31일 금융위원회가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에 대한 규제를 시행하면서 시장이 급속히 식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의 하루 거래대금은 규제 직전인 7월 30일 12조 4485억 원에서 8월 7일 8452억 원으로 93.2% 급감했다. 8월 5일에는 상장 이후 처음으로 1조 원을 밑돌았다.

규제 내용은 명확했다. 개인 일반투자자의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 원에서 3000만 원으로 인상하고, 현금으로만 3000만 원 이상을 보유해야 신규·추가 매수가 가능하도록 했다. 기존에는 주식·ETF·채권 같은 대용증권도 예탁금에 포함됐지만 이제는 현금만 인정한다. 신규 상장도 잠정 중단했고 광고 금지 조치도 시행 중이다.

운용사들의 갈린 길

이 과정에서 주목할 점은 상품을 내놓지 않았던 운용사들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요건을 갖추고도 상품을 내놓지 않았다. 대신 반도체·AI·피지컬AI 등 장기 산업 성장성을 겨냥한 메가트렌드 ETF에 집중했다. NH아문디 관계자는 "단기적인 변동성을 추종하기보다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메가트렌드에 투자하는 것이 회사의 ETF 전략과 맞는다"고 설명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도 마찬가지였다. '액티브 운용의 명가'로 불리는 이 회사는 특정 종목의 일일 등락률을 배수로 추종하기보다 종목 선택과 비중 조절을 통한 액티브 분산투자 전략을 고수했다. 관계자는 "액티브 ETF 전문 운용사로서 분산투자와 장기 운용 원칙에 맞는 상품을 개발했다"며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운용 철학과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업계 내 자성론이 커지는 중

한양증권은 지난 7월 말 금융교육 콘텐츠로 '레버리지 투자주의보'를 공개하고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ETF의 구조와 위험성을 경고했다. 기초자산이 원위치로 돌아와도 변동성이 지속되면 상당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업계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ETF의 아버지'로 꼽히는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해 투자 중단을 공개적으로 권고한 뒤 "상장폐지가 아닌 자연사시켜야 한다"며 위험성을 경고했다. 변동성이 커지고 등락이 반복될 경우 일일 재조정과 복리 효과로 상품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경쟁 기준이 바뀌고 있다

이번 사태가 ETF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한 규제 후유증을 넘어선다. 상품 출시 경쟁에 뛰어들지 않았던 운용사들의 선택이 운용 철학과 리스크 관리의 차이로 재평가되는 지점이다.

  • NH아문디의 선택: 단기 수익 추구보다 메가트렌드에 베팅한 장기 전략
  • 타임폴리오의 원칙: 분산과 능동운용에 충실한 액티브 철학
  • 한양증권의 경고: 규제 전부터 투자 위험을 선제적으로 공지

규제 직전 12.4조 원의 거래대금을 자랑하던 시장이 현재 8452억 원으로 축소한 것은 시장의 과열이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보여준다. 지금 업계에서 되돌아보는 것은 "만들지 않은 것도 경쟁력"이라는 역설적 메시지다.

결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시장의 급락은 한국 금융시장에서 벌어지는 상품 경쟁의 기준이 다시 점검되는 신호다. 규제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애초부터 상품의 설계상 결함과 투자자 위험 노출이 컸기 때문이다.

투자자가 할 일:
1. 보유 중인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손절 또는 청산 시점 재검토
2. 변동성이 큰 상품의 복리 손실 구조 이해하기 (배재규 대표 발언 참조)
3. 메가트렌드, 액티브 분산투자 같은 '의도 있는' 운용 전략을 추적해 포트폴리오 재편

운용사 입장에서는: 시장 열풍에 응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회사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기·장기 신뢰도를 높인다는 교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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