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지방 '극한 호우' 재난 수준, 광복절 연휴가 참사로
광복절 연휴 기간 남부 지방이 시간당 100mm가 넘는 극한 호우에 휩싸였다. 경남 거제는 새벽 3시 시간당 116.8mm, 누적 강수량 800mm를 기록하며 가장 피해가 심했다. 통영은 시간당 96.7mm, 누적 661mm, 부산 강서구는 시간당 100mm 이상이 쏟아졌다.
시간당 100mm 이상은 재난 수준으로 분류된다. 참고로 시간당 30mm만 와도 운전할 때 와이퍼를 작동해도 전방 시야가 심각하게 제한되는 수준이다. 거제의 장평동 초등학교는 운동장은 물론 교실과 교무실까지 흙탕물로 가득 찼고, 주택의 1층까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주요 도로와 터미널이 침수되면서 시내버스, 시외버스, 택시 모두 운행을 멈춘 상태다.
산사태 경보도 함께 발령됐다. 거제와 통영 일대에서 산 위에서 흙탕물이 도로로 쏟아져 내려오면서 도로 침수는 더욱 심화됐다. 비탈길에서 떠내려온 큰 돌들과 토사가 도로를 덮고, 일부 차량은 물에 고립되어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행정안전부는 중대본 비상 1단계를 가동해 소방청과 경찰청에 인력과 장비 총동원을 지시했다.
이번 극한 호우는 13호 태풍 돌핀이 중국에 상륙하면서 남긴 수중기와 구름대가 온대 저기압으로 변하고, 서쪽 저기압과 동쪽 고기압 사이에서 생겨난 강한 하층 제트를 타고 남해안으로 유입되면서 발생했다. 남해의 해수면 온도가 28도 안팎으로 높아져 비의 양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오늘 오전까지 경남 해안에 시간당 50~100mm가 더 예상되며, 이미 가뭄으로 말랐던 영남 지역에 산사태와 축대 붕괴 위험이 계속 높은 상태다.
청년 실업 '45개월 연속 악화', 정부 이르면 이달 대책 발표
광복절 연휴의 또 다른 위기는 청년 일자리 부재다.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45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다. 지난달 전체 취업자가 10만 명 이상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청년층은 19만1명이 감소한 것과 대조된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거시 경제 지표는 견조한 흐름을 유지 중이지만, 청년들은 경기 회복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늘어난 일자리의 상당수가 고령층 일자리인 돌봄·서비스업에 쏠려 있기 때문이다. 졸업 1년 넘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층 비율은 5월 기준 48.6%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청년 일자리 회복 방안을 이르면 8월 내에 발표할 예정이다. 2030년까지 첨단 산업과 청년 선호 분야에서 인력 20만 명과 민간·공공 일자리, 창업 등을 통해 30만 개를 창출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청년 고용 회복의 핵심은 전반적인 내수 회복이라는 지적이다. 건설 산업이 부양되면 건설 관련 청년 일자리가 자연히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투표용지 사태 '2달 질질', 특검 출범 초읽기
2024년 63지방 선거 당시 투표용지 부족으로 촉발된 선관위 사태가 2달 이상 계속되고 있다. 투표율 조작 의혹에 대한 수사는 본격화되며 특검 출범이 초읽기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올림픽 공원 재검표나 선관위 조직 개편 같은 개혁 방안은 여전히 답보 상태다.
선관위는 본연의 업무인 선거 관리에서 부실이 있었고 선관위원장의 부부동반 해외 출장 등 조직 기강도 해이했다. 더 문제인 것은 투표자 정보 입력 과정 중 실수를 감추려 선거 통계 시스템을 조작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타임머신 조작, 쌍둥이 투표구 등 각종 의혹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여야는 성관위 특검법 처리를 놓고 대치 중이다. 특검 출범이 본격화되려면 여야가 후보 추천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한편 송파구 일부 투표함이 올림픽 공원 핸드볼 경기장 개표소에 그대로 남아 있는 등 풀리지 않은 쟁점도 있다. 공정한 선거에 대한 국민 신뢰가 크게 흔들린 가운데, 선관위 체제 개혁까지 가는 길은 멀어 보인다.
정권 교체 후 첫 당권 개편, 당정 관계 재설정 시작
민주당이 오늘 전당대회를 통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지도부를 선출한다. 당권 후보들은 경선 내내 친명을 넘어 '찐명' 경쟁을 벌였다. 저마다 이 대통령을 가장 잘 뒷받침할 적임자라고 강조한 것이다.
새로운 당 대표의 선출은 단순한 인사 문제가 아니라 당정 관계의 색깔을 결정하는 신호탄이 된다. 친명계와 친청계로 나뉘어 경쟁하면서도 이 대통령을 지키겠다는 점에서는 한 목소리를 냈다. 지난 몇 개월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대한 진단도 엇갈렸는데, 핵심 지지층의 마음이 식었다는 의견과 중간층 확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으로 나뉜 상태다.
야당인 국민의힘도 민주당 차기 당권 선출을 촉각 곤두세우고 있다.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국회 내 대치 구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여당 지도부는 누가 대표가 되든 1년 8개월 남은 총선 승리가 최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부동산·증시 같은 민생 이슈에서 공소 취소, 개헌 논의까지 정치권 대치가 계속되는 가운데 새로운 여당 대표의 등장이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주택 공급 속도전, '보상·협의·입법' 삼중 관문
정부가 공공택지 착공 기간 절반 단축을 공표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착공 절차를 파격적으로 단축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실제 사업 현장 여건은 여러 관문을 남겨 놨다.
가장 큰 암초는 토지 보상이다. 판교 신도시도 토지 보상에만 2년이 걸렸는데, 보상금 갈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는 사례가 많다. 정부는 현장 조사 거부 시 서류로 감정 평가를 강행하겠다는 당근과 채찍 전법을 내놨지만, 서류 기반 보상금 통보로 법적 소송까지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자체와의 협의도 문제다. 공공주택 지구 지정 권한은 국토부 장관에게 있지만, 도로·학교 등 기반 시설과 주변 개발 계획 조정은 지자체 협의가 사실상 필수다. 발표 직후 서울시는 협의가 충분하지 않다고 반박했고, 경마공원 부지 주택 추진에 대해 과천시도 즉각 발근했다.
입법도 뒷받침돼야 한다. 지구 지정 절차 단축을 위해 전략 환경 영향 평가를 간략하게 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한데, 앞선 공급 대책 후속 법안 상당수가 국회를 넘지 못하고 있다. 야심찬 공급 속도전에 불안한 시선도 커지는 가운데 정부의 행정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결론
광복절 연휴가 극한 호우와 청년 실업 위기로 얼룩진 하루다. 당장 경남 지역의 재난 대응이 최우선이지만, 45개월 연속 청년 실업 감소와 주택 공급 난제는 구조적 문제로서 정부의 진정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다음 단계로 정부의 청년 일자리 대책 구체안(이달 예정), 공공택지 착공 실적, 민주당 새 지도부의 국정 운영 방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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