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택시 시장이 상용화 단계로 진입하면서 서울의 호출 플랫폼 운영권을 둘러싼 경쟁이 급격히 격화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해온 플랫폼 사업권이 8월 24일을 기한으로 새로 모집되는 가운데, 완성차 제조사부터 택시와 카셰어링 업체까지 다양한 산업 진영이 한 사업권을 놓고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카카오모빌리티와 현대차의 양강 구도였던 상황과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경쟁 구도의 확대: 양강에서 다자 경쟁으로

2년 전 동일한 사업을 모집했을 때는 카카오모빌리티와 현대차의 양강 구도였다. 이번에는 예상보다 훨씬 많은 기업이 참여를 검토 중이다:

  • 서울택시운송사업조합: 협력 관계인 티머니와 손잡고 사업 신청을 검토 중
  • 쏘카: 지난 5월 자율주행 자회사 에이펙스모빌리티를 세운 후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
  • 카카오모빌리티: 서울의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 재신청할 예정
  • 현대차: 재도전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짐

기존 택시 업계와 카셰어링 사업자까지 진출하려는 변화는 자율주행 택시 시장이 충분히 성숙해 다양한 산업 진영이 경쟁 가능한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왜 모두 서울에 집중하는가: 시장 규모와 구조

이용자 기반의 현재 규모

서울은 국내 자율주행 서비스의 핵심 지역으로 꼽힌다. 현재 6개 지구에서 자율주행차 27대를 운행 중이며, 누적 이용객이 1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자율주행 택시가 단순 초기 실증 단계를 넘어 시장으로서 어느 정도 검증된 단계에 도달했음을 시사한다.

호출 플랫폼의 시장적 위상

호출 플랫폼은 이용자와 차량을 연결하는 관문이다. 어떤 회사의 자율주행차든 이용자가 실제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플랫폼을 거쳐야 하므로, 플랫폼 운영권은 시장 주도권과 직결된다.

락인 효과와 초기 이용자 확보의 중요성

업계 관계자는 "향후 로보택시가 본격 확산될 경우 초기에 이용자를 확보한 사업자가 '락인 효과(잠금 효과)'를 누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락인 효과란 초기 고객을 확보하면 장기간 지킬 수 있다는 뜻이다. 이용자가 특정 앱에 결제 정보를 저장하고 이용 기록이 쌓이면, 다른 경쟁 앱으로 바꾸기가 거래 비용 측면에서 어렵다. 택시 앱의 경우 이용자의 평가와 드라이버 리뷰, 즐겨찾기 위치 등이 누적되면서 전환 비용이 더욱 높아진다. 이것이 '2년간 운영권'이라는 상대적으로 단기의 계약임에도 불구하고 경쟁이 격렬한 이유다.

또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 주도권을 장기간 가져갈 수 있는 기회여서 기업의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 사업권이 단순한 2년 운영 계약이 아니라 향후 자율주행 택시 시장 전체에서의 입지를 결정하는 기회라는 인식을 반영한다.

산업 전환의 신호: 각 진영의 전략

전통 택시 산업의 주체적 참여

서울택시운송사업조합이 플랫폼 사업권을 신청하려는 움직임은 전통 택시 산업이 자율주행 전환을 수동적으로 당하지 않고 자신의 손으로 주도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카셰어링 업체의 자연스러운 확장

쏘카가 에이펙스모빌리티를 세우고 참여를 추진 중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카셰어링과 로보택시는 겹치는 고객층을 가지고 있다. 쏘카는 현재의 운전자 기반 카셰어링에서 자율주행 택시로의 자연스러운 확장을 노리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광주 실증도시와의 연결고리

현대차와 카카오모빌리티는 올초 광주에서 진행된 200대 규모 자율주행 실증도시 사업에 참여했으며, 광주 운송플랫폼 사업자는 현대차로 낙점됐다. 그럼에도 서울이 여전히 시장의 중심인 이유는 서울의 이용자 규모와 높은 수익성 가능성에 있다.

결론: 상용화 시대로의 전환

서울의 로보택시 사업권을 둘러싼 경쟁 격화는 자율주행 택시 시장이 단순 실증 단계에서 상용화 단계로의 전환점을 맞이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초기 이용자 확보의 중요성(락인 효과)과 향후 시장 주도권이 결려 있기에 다양한 산업 진영이 한 사업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앞으로 주목할 점:
- 8월 24일 사업자 모집 마감 이후 서울시의 평가 및 선정 과정
- 선정된 사업자가 2년간 구축하는 이용자 기반의 규모와 서비스 품질
- 광주 실증도시 사업 결과와 서울 플랫폼 경쟁의 상호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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