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복을 착용한 NASA 우주비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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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비행사들이 오랫동안 겪어온 변비 문제의 원인이 마침내 과학적으로 규명됐다. NASA와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교 공동 연구진이 국제우주정거장(ISS) 체류 경험자 5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가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이 연구는 우주 환경에서 일어나는 생리적 변화를 처음으로 구체적으로 밝혀내 장기 우주 탐사 시대를 앞두고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

연구 규모와 핵심 수치

이번 연구는 2006년부터 2018년까지 12년에 걸쳐 진행됐다. ISS에 2~9개월 체류한 우주비행사 52명에게서 채취한 혈장 샘플 488개를 '대사체학(Metabolomics)' 기술로 분석했다. 비행 전후의 생화학적 변화를 추적하는 방식으로 우주 환경의 영향을 측정했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 우주 비행 중 혈액 내 약 40가지 순환 화합물에서 유의미한 변화 관찰
  • 대장 내 박테리아가 단백질을 발효할 때 생성되는 대사산물 수치가 우주 도착 후 수주 이내에 급격히 증가
  • 이러한 변화는 지구로 귀환할 때까지 지속
  • 지구 귀환 후 며칠 만에 정상으로 회복

미세중력이 소화 지연을 유발하는 메커니즘

미세중력 환경이 변비를 초래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무중력 상태에서 음식물이 소화관을 통과하는 속도가 느려진다. 일반적으로 장내 세균은 섬유질과 탄수화물을 우선적으로 분해해 에너지를 얻는다. 그러나 소화 속도가 저하되면 탄수화물이 고갈되고, 세균은 대신 단백질을 분해하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른 대사산물이 변비와 가스 발생의 원인이 된다.

공동 저자인 헨릭 로거 코펜하겐 대학교 부교수는 "무중력 상태가 음식물의 장 통과 시간을 지연시키고, 이것이 단백질 발효 증가와 변비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식단 차이는 영향 미미

흥미로운 점은 식단이 미세중력으로 인한 대사 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카페인, 생선, 지방 섭취량 등 식단 차이가 이러한 대사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결과는 영향도가 3분의 1 미만(약 33% 이하)에 불과했다. 이는 미세중력 자체가 소화 지연의 핵심 원인임을 입증한다. 다시 말해, 우주에서는 식단을 조절해도 변비를 완전히 예방할 수 없다는 의미다.

심우주 탐사 시대의 건강 관리 과제

이번 발견이 갖는 의미는 단순한 변비 해결을 넘어선다. 단백질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암모니아와 황화수소 같은 유해 화합물은 장기간 우주 활동 중 우주비행사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달과 화성 탐사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생리적 변화는 더욱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된다. 우주비행사들이 수개월 이상 체류하게 될 미래의 심우주 탐사 미션에서 소화기 건강 관리는 필수 과제가 됐다.

아울러 연구진은 이번 발견이 지구상에서 장 운동 저하로 발생하는 소화기 질환 치료에도 새로운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결론

NASA와 코펜하겐 대학 공동 연구는 우주 환경에서 일어나는 생리적 변화를 처음으로 과학적으로 규명했다. 미세중력이 소화 속도를 늦추고, 이것이 장내 박테리아의 대사 방식을 바꿔 변비를 초래한다는 메커니즘이 입증된 것이다. 향후 우주 탐사 계획 수립 시 우주비행사의 소화기 건강 관리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으며, 이 연구 결과를 지구의 소화기 질환 치료에도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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