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황: 임금협상 후 불거진 부문간 보상 격차
지난 21일 삼성전자 완제품(DX)부문 중심의 동행노조가 서울 강남역에서 서초사옥까지 행진한 뒤 인근에서 집회를 개최했다. 행진 과정에서 강남대로 일부 차로가 통제되어 금요일 퇴근시간대 차량 정체와 버스 운행 지연이 발생했다. 노조의 핵심 요구는 조합원 1인당 자사주 1000주 지급 등 추가 보상안이다.
주목할 점은 이미 노사 간 임금협상이 타결된 상황에서 추가 보상을 요구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근무시간 내 집단행동이 정식 쟁의 절차를 거치지 않아 변칙적 쟁의행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노조는 연차와 D-Day(초과근무 시간 활용제도), 유연근무제를 활용한 자발적 참여라며 이를 반박하고 있다.
원인: 반도체와 완제품 부문의 실적 차이 구조화
DS(반도체)부문과 DX(완제품)부문의 보상 격차가 분쟁의 핵심이다. 노조가 제시하는 근거는 두 가지다.
첫째, 노조는 DX부문이 반도체 불황기에 전사 실적을 지탱했던 점을 강조한다. 반도체 사이클의 상승·하강 국면에서 완제품이 안정적 수익을 제공해온 역사적 기여도를 인정받고자 하는 입장이다.
둘째, 현재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 증가를 언급한다. 반도체 원가가 올라가면서 완제품의 마진이 압박되는 구조에서 추가 보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DX부문의 최근 실적 둔화라는 점이 경영진과 외부의 이의를 제기하게 했다. 현 시점에서 부문별 실적 격차를 고려할 때 대규모 추가 보상 요구는 설득력이 약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반도체 초호황기에 DS부문의 이익이 회사 전체 실적을 견인했던 점과 달리, 현재는 부문별 수익성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쟁점: 성과 평가와 보상 연계의 원칙
이번 분쟁은 기업 내 부문별 성과 평가와 보상 체계의 정당성 문제를 제기한다. DX부문의 입장은 역사적 기여도(불황기 회사 지탱)와 현 구조적 부담(메모리 원가 상승)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경영진은 현재의 실적과 수익성에 기반한 성과급 배분을 원칙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 산업의 초호황→조정 사이클이 반복되는 구조에서, 부문별 보상을 과거 기여도와 현재 성과 중 어디에 초점을 맞출지가 핵심 갈등점이다.
전망: 산업 사이클 속 교섭의 불확실성
현재의 부문별 격차는 반도체 메모리 가격 사이클과 직결되어 있다. 2026년 초반 메모리 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있으나,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급락 국면은 예고 없이 닥칠 수 있다. 이 불확실성 속에서 노조는 현 호황기에 보상을 확보하려 하고, 경영진은 변동성에 대비한 신중한 입장을 견지할 가능성이 크다.
부문별 보상 체계의 근본적 재구성은 단기 협상으로 결정되기 어렵다. 반도체와 완제품의 이익 구조가 장기적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중기적으로 평가 기준을 개편할 여지가 있으나 이는 경영 판단과 산업 환경 변화에 달려 있다.
결론
삼성전자 DX부문 노조의 자사주 1000주 요구는 부문별 성과 차이가 심화되는 대기업 구조 속에서 노사 간 공정성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라는 근본 질문을 던진다. 임금협상 후 추가 보상을 요구하는 절차의 적법성도 향후 선례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무적으로는 경영진이 현 수익성 기반 평가와 역사적 기여도 사이 균형점을 찾아 교섭 전략을 수립하고, 노조가 자사주 요구의 근거를 구체적 수치(과거 DX 이익 기여도,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가 증가분)로 뒷받침할 때 합의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시장 참여자는 향후 삼성전자의 부문별 임금·보상 정책 변화가 실적 공시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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