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를 도입했는데 직원의 업무량이 줄어들지 않았다면, 아직 AI가 실제 일을 하고 있지 않다는 뜻입니다. 결과물을 사람이 일일이 검증하고 오류를 수정하고 있다면, AI 도입은 미완성 상태입니다."
김지현 한국딥러닝 대표의 말입니다. 그는 단순히 문자를 인식하는 광학문자인식(OCR) 시대는 끝났으며, 실질적으로 업무 부담을 줄이는 '문서 AI 에이전트'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많은 기업이 기존 OCR, RPA, 생성 AI를 이미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여전히 직원이 모든 결과를 확인하고 잘못된 데이터를 고치는 가장 시간이 많이 걸리고 비용이 드는 '마무리 단계'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기업에 실질적 가치를 제공하는 OCR의 핵심 경쟁력은 "단순한 텍스트 인식을 넘어 맥락을 파악하는 능력"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두의 '언리미티드 OCR' 같은 고성능 오픈소스 모델이 최근 등장하며 높은 인식 정확도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치상의 성능이나 단순 인식률만으로는 실제 업무 현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기업 문서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는 텍스트 외에도 맥락, 구조, 예외 상황 등 수천 가지나 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재무제표에서 숫자를 정확하게 읽었더라도, 그 숫자가 매출액인지 영업이익인지, 단위가 원화인지 백만 원인지 구분하지 못하면 실무에 쓸 수 없습니다. 숫자 자체는 맞게 인식했지만 결과는 틀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보험금 청구서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환자 이름과 피보험자 이름, 청구액과 지급액 같은 유사한 항목들이 인접해 있을 수 있고, 스캔 화질 저하나 인장 겹침 같은 상황도 발생합니다. 이런 경우 문서 전체를 하나의 맥락 속에서 인식하고 분석해야 합니다. 실제 업무 흐름의 병목을 직접 풀 수 있는 능력이 기술의 진정한 가치가 되는 이유입니다.
한국딥러닝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단계 기술 체계를 도입했습니다. 먼저 비전언어모델(VLM) 기반 OCR이 문자와 시각적 배치를 읽어내고, 자체 개발한 파서(Parser) 모델이 표, 병합 셀, 레이아웃 같은 복잡한 구조를 처리합니다.
다음으로 딥 에이전트가 문서를 분류·추출하여 회사 시스템과 연결합니다. 특히 12억 매개변수(12B) 규모의 'KDL-프론티어-파서-나노'는 현장에서 자주 마주치는 다단 헤더, 중첩 표, 연속된 표 등을 학습하여 오답률을 획기적으로 낮췄습니다.
이처럼 '오류를 찾아내는 OCR' 기술은 금융권과 공공기관에서 큰 신뢰를 받고 있습니다. 금융과 공공 분야에서는 99%의 정확도보다 틀릴 수 있는 1%를 어떻게 찾고 처리하는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현대캐피탈은 신용대출 관련 46종 문서 처리를 자동화하여 해당 업무 시간을 약 96% 단축했고, 한국벤처투자는 등기부 등본 처리 시간을 99.7%, IBK기업은행은 문서 처리 시간을 약 94% 줄였습니다.

한국딥러닝은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 문서 AI 사업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배(240%)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습니다.
해외 시장 개척도 빠르게 진행 중입니다. 일본 기업들은 현지 OCR 업체와의 실증(PoC)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는데, 한국딥러닝이 현지 담당자와 업무 절차를 함께 분석하고 자동화 범위를 맞춰가며 시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국딥러닝은 반복 작업을 최소화하는 '3 제로 AI 워커(Zero Training·Hallucination·Review)' 전략과 코딩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에이전틱 OCR'을 전개할 예정입니다. 고객사가 코드 작성 없이 정보 추출 과정을 직접 설계하면, 엔진 수정에 드는 유지관리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모델, 프롬프트, 품질 기준 등을 'VLM옵스(Ops)'라는 운영 자산으로 축적해서, 양식이나 키값이 바뀌어도 별도의 튜닝 없이 사내 시스템에 맞춤형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김지현 대표는 "과거에는 '이 문서를 읽을 수 있는가'를 물었다면, 지금은 '이 업무를 어디까지 자동화할 수 있는가'를 묻게 되었습니다. 문서 AI를 단순한 기술이 아닌 실제 업무 솔루션으로 평가하기 시작한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문서 100건 중 정상적인 95건은 AI가 끝까지 처리하고, 사람은 판단이 필요한 5건만 검토해야 업무 방식이 제대로 바뀐다"며 "AI 도입은 모델을 구매했을 때 끝나는 게 아니라, 사람의 실제 업무량이 줄었을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