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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프랑스의 공공기관 지방이전 현황

영국과 프랑스는 1960년대부터 국가 균형발전을 명분으로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옮겨왔다. 영국은 1963년 첫 지방이전 계획을 시작해 1972년까지 2만 2500개의 직자리를 외곽으로 이전했고, 이후 1989~1993년 1만 9000개, 2004~2010년 2만 1500개를 재배치했다. 최근에도 앤디 버넘 총리 취임 이후 런던의 공공일자리 1만 2000개를 2032년까지 감축해 지방으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했다.

프랑스는 1955년에 공공기관 이전 정책을 수립한 뒤, 1960년대 초부터 국립 고등교육기관인 그랑제콜을 지방으로 이전했다. 1991~2005년에는 지역발전정책전담기구(DATAR)를 통해 총 3만 5000명을 지역으로 배치했다. 60여 년에 걸친 정책 추진으로 교육·행정 기능의 광역 분산이 이루어진 것이다.

금융만 '예외'로 남은 이유

그러나 두 국가 모두 금융 부문은 완전히 다른 정책을 펼쳤다. 영국의 중앙은행(BOE), 금융서비스보상기구(FSCS), 금융감독청(FCA)은 모두 런던에 본점을 두고 있다. 신생 기관인 영국 기업은행(BBB, 2012년 설립)과 영국국부펀드(NWF, 2024년 설립)만 셰필드와 리즈에 위치한다.

프랑스 역시 중앙은행, 예금보험기구(FGDR), 건전성감독·정리청(ACPR), 공공투자은행(Bpifrance) 등의 핵심 금융기관과 감독 기구를 파리에 집중시켜 두었다. 지방 공공기관 이전의 광풍 속에서도 금융만은 수도에 모아둔 셈이다.

금융 집적의 전략적 필요성

중앙대학교 국제대학원의 전선애 교수는 "영국과 프랑스 등은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했지만 금융기관들은 수도에 남아 있다"며 "금융은 감독기관과 금융사, 금융공기업이 집적돼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금융산업의 고유한 특성에 기인한다. 금융감독기관, 정책금융기관, 민간 금융사가 신속하게 정책을 공조하고 위기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점에서, 지리적 거리는 곧 의사결정의 지연과 효율성 저하를 의미한다. 영국과 프랑스가 60년간의 지방이전 정책에서도 금융만 '예외'로 두었던 것은 시간이 곧 신뢰도인 금융시장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한국의 금융 분산과 시사점

현재 한국은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 같은 핵심 금융감독기관의 지방이전을 추진 중이다. 이는 영국과 프랑스가 거부해온 접근 방식이다. 두 선진국의 60년 사례에서 보면, 금융의 분산은 부처 간 신속한 공조, 글로벌 금융시장과의 실시간 연계, 금융위기 시 신속한 대응이라는 측면에서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의 집적 효과는 단순한 효율성 문제가 아니다. 신용 위기, 환율 변동, 국제 금융 이슈가 발생했을 때 정책당국과 감독기관, 금융기관이 물리적으로 가까워야 신속하게 현황을 파악하고 조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 기능의 지방 분산은 국가 금융시스템의 안정성과 국제 경쟁력에 직결된 문제다.

결론

영국과 프랑스의 60년 지방이전 역사는 "공공기관은 분산하되, 금융은 집적한다"는 명확한 선택을 보여준다. 금융감독 기능과 정책금융의 분산이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명제와 충돌할 때, 두 국가는 금융시스템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우선했다. 한국이 금융기관 지방이전을 추진할 때는 영국·프랑스의 선택 이유를 면밀히 검토하고, 집적을 통한 이득과 분산으로 인한 비용을 정량적으로 비교 평가해야 한다.

실행 과제
- 금융감독 기능 분산 시뮬레이션: 위기 상황별로 의사결정 지연 시나리오 분석
- 선진국 사례 심화 조사: 영국·프랑스 외 독일, 캐나다의 금융 집적 정책 비교
- 중장기 금융시스템 안정성 평가: 기관 분산이 국제 신용등급과 자본유입에 미치는 영향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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