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식 어류 대량 폐사, 규모와 현황
올여름 한반도 바다가 역사적 고수온에 직면하면서 양식 어류 피해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경남도가 2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날 하루 동안만 양식어류 2만3000마리가 고수온으로 폐사했으며, 누적 폐사량은 110만6000마리에 달했다. 이 중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횟감인 조피볼락(우럭)의 피해가 가장 심각한데, 남해군·하동군·통영시 등 3개 시군 44개 어가에서만 우럭 90만1000마리가 죽어 전체 폐사의 81% 이상을 차지했다. 그 외 숭어 14만 마리, 말쥐치 3만2000마리, 볼락 2만 마리, 강도다리 1만3000마리 등이 폐사했으며 멍게도 올해 처음으로 95줄이 폐사했다. 재산 피해는 18억4200만 원으로 집계됐다.
극한 기후 조건: 가뭄과 폭염의 복합 작용
대규모 폐사 사태의 배경에는 극한 기후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달 부산·울산·경남과 광주·전남 등 지역의 강수량이 전년도보다 64.7% 줄어들었다. 이 극심한 가뭄은 담수 유입을 감소시켜 바다의 염도를 높이고 수온을 올리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동시에 폭염이 겹치면서 동·남해역 수온이 빠르게 상승했다. 국립수산과학원 발표에 따르면, 사천만·강진만 해역의 수온은 28~31.9도, 진해만 해역은 29.4~30.4도에 달했다. 절기상 무더위가 꺾인다는 처서를 지났는데도 바다의 열기가 식지 않는 상황은 수온 상승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시장 영향: 현재 제한적, 변동 가능성 존재
주목할 점은 현재까지 식탁 물가에 미친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해양수산부 분석에 따르면, 전체 폐사 물량 중 시장에 출하 가능한 크기의 광어와 우럭 비중이 약 10% 수준에 불과하다. 이달 광어 소매 가격은 ㎏당 3만7950원으로 지난달보다 0.02% 하락했고, 우럭은 3만7430원으로 0.3% 내려갔으며 보합세를 유지 중이다. 현재 출하 가능한 광어·우럭 물량도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많은 수준이다. 다만 고수온 피해가 확산할 경우 가격이 변동할 가능성을 해수부는 명시했다. 경제적 관점에서 피해 규모가 크더라도 수급이 충분하면 물가 상승은 지연될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의 다층적 대응 체계
정부는 피해 어가의 경영 안정을 위한 지원 구조를 강화했다. 재해보험 차원에서는 피해 수준이 상위 10%에 해당하면 재해보험료 할증을 제외하고 피해 원인 확인 후 30일 이내에 추정 보험금의 50%를 먼저 지급한다. 올해 재난지원금 예산은 332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53% 증액됐으며, 추석 전 1차 복구비 지급을 계획 중이다. 광어와 우럭 등 18개 품목의 복구 단가를 인상하고, 새로 김 종자 등 7개 품목을 복구비 지원 대상에 포함했다.
앞으로의 수급 변동성
현 시점에서 우럭과 광어 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는 것은 기존 재고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양수산부는 고수온 피해가 계속될 경우 가격 변동 가능성을 지적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이 경남 전 해역으로 고수온 경보를 확대한 점을 감안하면, 추가 피해 규모, 수온 추이, 정부 정책의 실행 효율성이 향후 시장 변동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결론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횟감인 우럭이 고수온으로 대량 폐사하고 있지만, 현재의 충분한 공급량과 정부의 신속한 지원으로 인해 식탁 물가 상승은 아직 관측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극한 기후 조건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면 향후 변동성이 클 수 있다. 소비자는 수산물 가격 추이를 주시할 필요가 있고, 어가는 정부의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해 기술적·재정적 회복력을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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