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코스피는 1.05% 상승해 6,813선으로 마감했다. 전날 대비 약세를 보이긴 했지만 양시장을 유지하면서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숨 고르기'하는 모양새다. 그런데 이 상승 뒤에는 눈에 띄는 변화가 감춰져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다른 섹터로 흩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 6500선 사수했지만 여전히 약세 국면
코스피의 기술적 신호는 엇갈렸다. 외국인들이 선물에서 1조 원 이상을 매수하면서 상승을 주도했지만, 120일 이동평균선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 선은 시장에서 중요한 저항선으로 작용해 왔다.
거래량 감소도 눈여겨봐야 한다. 증권업계 종사자들은 현재 시장이 '소강 상태'라고 진단했다. 기관 투자자들이 빨리 움직이지 않으려 하고 있다는 뜻이다. 개인 투자자들만 수익 실현에 나서면서 시장은 방향성이 불명확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다만 희망의 신호도 있다. 7월 29일 저점을 확인한 후 7월 31일 급등으로 추세가 반전됐다. 현재는 약세 국면 속에서 상승 추세를 형성 중이다. 코스피가 6,500선을 지킨 것은 다음 목표인 7,500선을 향한 '첫 단추를 끼운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하이닉스 '순환매'…원전·식품주 강세로 확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쏠렸던 자금이 이제 다른 종목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것이 순환매의 신호다. 실제로 26일 원전 관련주들이 가장 강했다. 건설사들도 함께 올랐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식품주다. 삼양식품이 150만 원까지 상승했다. 이 종목은 100만 원대를 헤매다 130만 원 근처에서 자주 하락했는데, 최근 실적이 좋아지면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AI 산업과 무관하게 실력이 있는 종목이 오르는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는 뜻이다.
코스닥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바이오 섹터가 약했던 반면, 팜리서치 같은 종목에 세력의 손길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쏠림이 완화되고 시장이 '퍼지는' 모양새가 계속되고 있다.
외국인 '지속 매도'의 진짜 이유는 MSCI 조정
외국인들이 3일 연속 매도하고 있는 것을 놓고 '불안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를 다르게 읽을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MSCI(모건스탠리 캐피탈 인터내셔널) 신흥국 지수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펀드 매니저 입장에서 1조 원을 운용한다면, 그 중 300억 원을 반도체에 배분할 수 있다. 이 중 대부분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에 들어간다. 그런데 새로운 반도체 기업들—창신 메모리, 양자 반도체—이 MSCI에 편입될 가능성이 있다면, 기존 비중을 줄여서 신규 종목을 끼워 넣는 '물량 맞추기'를 해야 한다.
이는 근거 있는 분석이다. 창신 메모리가 상장됐을 때 외국인 수급이 한 주일 정도 잘 나갔다. 그 후 다시 들어왔다. 양자 반도체도 비슷한 패턴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환율 1,370원대 수준과 한국 기업들의 높은 이익도 외국인들이 한국 시장에 계속 관심을 두는 이유다.
목표는 7,500선…현재는 '첫 단추' 단계
기술 분석가들은 코스피의 목표를 7,100~7,500으로 보고 있다. 특히 7,500선은 과거 저점들로 이루어진 중요한 저항선이다. 지수 전체의 약 50% 수준에 해당한다.
현재 추세를 보면 상승과 하락이 교대로 나타나고 있다. 주가는 목표를 향해 일직선으로 가지 않고, 올라갔다 내려가기를 반복한다. 7월의 폭락 때는 이런 진동이 없이 일방적으로 내려갔다. 지금 진동이 다시 나타나는 것은 시장에 어느 정도 안정성이 돌아왔다는 신호다.
다만 다음 주 이벤트가 중요하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 잭슨홀 미팅 등이 예정돼 있다.
엔비디아·잭슨홀 앞, 9월 변동성에 현금 확보가 생존 전략
내일(27일) 새벽 엔비디아 실적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최악의 코멘트'만 없으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TSMC의 매출액만 봐도 엔비디아의 실적이 충분히 좋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잭슨홀 미팅도 예정돼 있다. 이 자리는 중앙은행장들이 모이는 공간인데, 전통적으로 '매파적'이다. 일반적으로 잭슨홀 발표는 좋은 뉴스보다 경고성 신호를 담는다.
9월로 들어서면 변동성이 더 커질 전망이다. 투자자들의 조언은 명확하다. 모든 파동을 다 쫓기보다 현금을 남겨두는 것이 중요하다. 언제 다음 기회가 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주식 경력 30년이 넘은 전문가들도 현재 시장을 10단계 중 10을 넘는 어려움으로 평가했다. 수급만으로 대형주를 50% 내려버리는 시장은 처음이라는 뜻이다. 시장의 고수는 없고, 잘하는 사람들도 '얻어 걸렸다'고 표현한다. 실력의 차이가 아니라 대응 방식의 차이가 수익을 좌우한다.
주주환원 정책, 게임 체인저 될 수 있나
눈여겨볼 흐름이 하나 더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주환원 정책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올해 8월 누적 기준, 코스피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가 77조 원에 달한다. 이는 역대급 수준이다.
과거 반도체는 '시클리컬'(순환형) 산업이었다. 경기가 좋으면 폭발적으로 벌고, 나쁘면 적자가 났다. 주주환원은 꿈도 못 꿨다.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반도체 기업들이 기술력과 이익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주주환원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운용사들은 이를 반영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채권을 섞은 혼합형 ETF를 출시하고 있다. 이는 변동성을 낮추면서도 주주환원 수익을 챙기려는 전략이다. IRP 계좌의 안전자산 비중 규칙(30%)에도 부합하면서 세제 이점까지 제공한다.
결론
코스피의 26일 상승은 '진짜 강세'라기보다 '구조 조정 중인 시장'의 신호다. 삼성·하이닉스 쏠림이 풀리고, 순환매가 시작됐으며, 외국인들은 MSCI 조정을 진행 중이다. 엔비디아 실적과 잭슨홀 미팅 같은 변수가 9월에 몰려 있다.
당신이 취해야 할 행동:
- 현금 비중 확인: 포트폴리오에서 현금을 20~30% 정도 남겨 두고 있나? 다음 기회에 대비하자.
- 섹터 분산 점검: 삼성·하이닉스에만 집중돼 있다면, 원전·식품 같은 '퍼지는 섹터'도 살펴보자.
- 혼합형 상품 검토: 변동성에 불안하다면 채권 혼합형 ETF나 배당 관련 상품도 고려해 볼 시점이다.
#코스피 #순환매 #변동성 #엔비디아 #주주환원